납북피해단체들, 184명 통합 명단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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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한의 납북자 가족단체들이 모여 '통합 납북자 명단'을 7일 서울에서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납북자 가족단체들은 개별적으로 가족 생사확인 활동을 벌여왔는데요. 단체들은 이날 '통합 납북자 명단' 발표를 계기로 가족들의 생사확인을 북측에 재차 요구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의 납북자 가족단체들이 그동안 유엔에 개별적으로 제출해왔던 납북자 명단을 통합해 7일 발표했습니다.

납북자 명단 통합 작업에는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KAL기 납치피해자 송환을 위한 대책협의회', '베트남전국군포로납북자가족회' 등 네개의 단체가 참여했습니다.

명단에는 납북어부, 6.25 전쟁 납북자, 항공기 납북자 등 184명의 남한 국민의 이름이 올라있습니다.

단체들은 2004년부터 지난해말까지 납북자들의 생사확인을 위한 진정서를 개별적으로 유엔에 제출해 왔습니다.

납북피해가족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생사확인 요청에 대한 응답을 회피하고 "납치는 조작된 이야기", "자발적인 입북이었다"는 등의 답변만 전달했습니다. 이마저도 184명에 대한 생사확인 가운데 일부인 43명에 대한 응답으로 내놓은 것이었습니다.

이날 '통합 납북자 명단' 발표회에 참석한 납북자 가족들은 "생사확인만이라도 해달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협의회' 이사장: 아버지가 납북된 지 50년 됐습니다. 시신이 없어서 정부가 현충원에 위패로 안장하도록 해줬습니다. (납북자와 관련) 진실한 문서들이 북한에 전달돼서 북한이 반성했으면 좋겠습니다. 생사확인만이라도 해서 우리 가족들의 제삿날이라도 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황인철 'KAL기 납치피해자송환을 위한 대책협의회' 대표도 "유엔을 통해 아버지 생사확인과 소재지 파악을 요청했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인도주의적 사안이 아닌 적대세력의 대결책동'이라는 답변만 늘어놓으며 생사확인을 해주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납북자 가족 단체들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한목소리를 낸 것은 이날 열린 통합 납북자 보고회가 처음입니다. 행사를 주최한 관계자는 "각 단체들의 개별적인 목소리를 모아서 국제적으로 납북자 문제를 좀 더 부각시키고 싶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한국을 방문 중인 유엔강제실종실무그룹의 관계자도 참석해 납북피해 가족들의 의견을 청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