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단체, 대북전단 10만장 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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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한에 있는 탈북자 단체가 19일 밤 대북전단 10만여장을 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하루 뒤인 20일 이 단체는 북측에 "남북대화에 응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자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20일 서울에서 미국의 인권단체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 등을 위한 남북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만약 응하지 않을 경우, 김정은 제1비서를 암살하는 내용을 담은 미국 영화 '인터뷰'의 알판(DVD)을 대량 살포하겠다는 경고도 덧붙였습니다. 북측이 대화 제의를 받아들여야 하는 시한은 설 전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이 단체의 박상학 대표는 서울 용산에 위치한 전쟁기념관 정문에서 미국 인권단체인 인권재단(HRF) 회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측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 자제 요청을 받아들여 일단 다음 달 설 전까지 대북전단을 살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제는 북한이 남측의 대화 제안에 대해 대답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박 대표 등이 하루 전 밤 11시경 경기도 파주 탄현면에서 대형 풍선을 이용해 전단 10만여장을 북측으로 날린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여기엔 영화 '인터뷰'를 담은 저장장치(USB)나 알판(DVD)은 포함하지 않았다고 박 대표는 밝혔습니다.

박상학 대표: 설날까지 북한이 대화제의나 이산가족 만남을 박차는 경우에는, 그때는 (USB나 DVD를) 왕창 보낸다는 경고의 성격입니다.

남측 통일부는 지난 주 국장급 당국자를 보내 전단살포를 자제해 줄 것을 박상학 대표에게 요청한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전단살포가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만큼 이를 강제로 막을 수는 없으며, 다만 전단살포로 인해 지역 주민의 신변안전에 명백한 위협이 발생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박 대표와 기자회견을 함께한 미국 인권재단의 소어 하버슨 대표는 "올해 북한에 영화 '인터뷰'가 담긴 DVD 10만장을 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하버슨 대표는 "북한에 대북전단을 보낼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탈북자 단체들과 고민하고 있다"면서 "무인기 '드론'을 이용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으며 3월께 그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드론'은 원격 조정하는 무인 비행체를 뜻하며, 바람에 의존하는 풍선과는 달리 원하는 곳으로 이동한 다음 전단을 투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행체를 이용한 전단 살포가 이뤄질 경우 북한의 무력도발을 합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