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온지 일주일도 안돼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로 인해 미북 관계의 경색은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터프츠대 국제대학원의 이성윤 교수는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웜비어 씨 사망으로 미북관계 개선 가능성이 한층 더 낮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적어도 단기간은 북핵을 포기시키기 위한 미국의 대북제재와 압박, 또 대중국 압박이 더 거세질 것이란 지적입니다.
이성윤 교수: 당분간은 미북관계가 경색될 것입니다. (미국은) 대북제재, 그리고 북한의 제3국 파트너, 즉 중국 기업이나 개인을 비롯한 대중국 제재도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웜비어 씨 개인의 죽음이 미국이나 중국, 또 한국의 대북정책 기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 국장도 당분간 미북관계 경색은 피할 수 없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인의 북한 방문을 금지(travel ban)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대북제재와 압박 강화를 통해서 북한의 핵포기와 관련된 긍정적인 결과를 얻긴 힘들 것이란 게 고스 국장의 예상입니다.
다만 고스 국장은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나서기 위해 현재 북한에 억류돼 있는 3명의 한국계 미국인을 석방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 미국의 관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 일부를 석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원래 북한은 억류한 미국인을 그런 목적으로 활용해왔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선임연구원도 19일 미국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북한에 억류돼 있는 미국인들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뉴멕시코 주의 빌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20일 미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번 웜비어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미북 간의 외교적 대화 관련 논의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우선 북한에 남아있는 3명의 미국인의 석방이 급선무이며 그 후 북한에서 웜비어 씨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명확히 밝혀질 필요가 있다는 게 리처드슨 전 지사의 설명입니다.
한편 터프츠대 국제대학원의 이성윤 교수는 웜비어 씨의 이번 죽음을 북한 당국에 의한 '살인'으로 규정했습니다.
이성윤 교수: 북한 정권에서혼수상태에 빠진 웜비어를15개월 동안 감금하다가 거의 죽기 전에 석방했다는 것은 '살인'입니다. 그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하고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국제사회가 향후 북한과 핵 협상에 나선다해도 극악무도하고 잔인한 김정은 정권을 상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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