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일본인 납치를 공식 인정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 문제는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의 민간단체는 북한 당국이 지금도 여전히 외국인들을 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일본 정부의 납치문제대책본부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인정 10주년을 맞아 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한국계 일본 참의원인 하쿠 신쿤(백진훈) 일본 내각부 부대신은 이날 제네바대학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노력을 배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일본 '납치피해자 가족회'의 이즈카 시게오 대표도 북한 당국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도록 국제사회가 더 강하게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즈카 대표는 "지금도 북한 당국의 외국인 납치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북한의 외국인 납치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며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날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일본인 납치피해자 구출회'의 니시오카 쯔토무 회장은 북한의 공작원이 일본인과 한국인만 납치한 것이 아니라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민도 납치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외국인 납치는 "북한 당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벌이는 테러 공격"이라는 게 니시오카 회장의 주장입니다.
북한 당국은 일본인 납치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2002년 북한 당국은 13명의 일본인 납치를 인정하면서 5명은 일본으로 돌려보냈지만 나머지 8명은 모두 사망했다고 주장했는데 일본 측은 이를 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편 한국의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 가족회'의 황인철 대표도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를 당한 전 세계 가족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1969년 12월 대한항공 여객기를 납치해 승무원과 승객 50명을 북한으로 끌고 갔다 이듬해 2월 황 대표의 부친을 포함해 승객과 승무원 11명을 제외한 채 39명만을 한국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올해 초 황 대표는 한국 정부가 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을 거듭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황인철 대표: 42년 동안 저희 아버지가 북한에 강제 억류됐다고 하면 저희 아버지가 북한 인민입니까? 한국 국민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제네바 협정에 의해서도 당연히 전원이 모두 송환되어야 합니다.
1970년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한국인 11명에 대해선 북한의 계속된 침묵으로 아직까지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