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북, 김상덕 억류 시인’에 논평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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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3일 연변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출신 한국계 미국인 김상덕 씨의 억류 사실을 확인했지만, 미국 국무부는 김 씨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추가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국무부 관리는 이날 김상덕 씨가 북한 주재 스웨덴 즉 스웨리예 대사관측으로부터 영사접근을 받았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미국 시민의 억류와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 알고 있다고만 답했습니다. 김 씨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추가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 씨가 "국가를 전복하려는 적대행위를 했다"며 범죄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김상덕 씨는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의 교수를 지냈고 지난달 22일 평양 과학기술대학에서 강의를 마치고 출국하려다 공항에서 북한 당국에 의해 억류된 것으로 서방 언론에 의해 보도된 바 있지만 북한이 억류 11일 만에야 비로소 확인한 것입니다.

김 씨는 10년 가까이 북한 라진과 선봉 지역 등에서 수재민과 고아 등을 돕는 인도적 지원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에서는 김 씨가 지원활동을 위해 오가던 산간지역에 군부대가 밀집해 있어 북한 당국이 이를 구실로 김 씨를 억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김상덕 씨, 또 다른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목사, 그리고 미국 오하이오주 출신 대학생 오토 프레드릭 웜비어 씨 등 세 명의 억류 미국인 문제와 관련해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관 측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국무부의 관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과 외교관계가 없는 북한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스웨덴 대사관 측에서도 웜비어 씨에게 1년 넘게 영사접근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웜비어 씨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미국 정부는 계속해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무부 관리는 앞서 자유아시아방송에 국무부의 최우선 임무 중 하나는 해외에 있는 미국 시민의 복지와 안전이라며 북한이 웜비어 씨에게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것을 비난했습니다. 웜비어 씨의 행동에 비해 형량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것입니다.

웜비어 씨는 지난해 1월 북한을 여행하던 중 머물었던 호텔의 제한구역에 들어가 '김정일 선전물'을 몰래 떼어내 소지한 혐의로 억류되었습니다. 국무부는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 시민을 체포해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부인하고 있지만 이들 억류 미국인에 대한 매우 공개적인 처우를 보면 북한의 정치적 의도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웜비어 씨의 형이 선고된 후 북한 당국의 사면을 호소했지만 1년 2개월 째 영사접촉마저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