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판적 교류'라는 한반도 문제 접근법을 강조해 온 영국의 데이빗 앨튼 상원의원은 6일 남북한 간 대화 재개 움직임은 "성숙하고 현명한 결정"이라며 환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영국의회 내 초당적 모임인 '북한에 관한 상하원공동위원회'(All-Party Parliamentary Group on North Korea)의 의장인 데이빗 앨튼 상원의원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길고도 힘든 과정을 시작하려는 남북한 양국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I warmly welcome the talks and hope that these might signal a mature and intelligent decision by both sides to begin the long and arduous process of finding a way forward."
앨튼 의원: 300만 명이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런 역사가 절대 반복돼서는 안됩니다. 따라서, 궁극적인 한반도 통일을 목표로 우선 긴장을 완화시키는 어떤 정치적인 접근을 해야 합니다.
앨튼 의원은 이날 북한이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한국이 12일 서울에서 장관급 회담을 열자고 화답한 데 대해 이와 같이 강조했습니다. 앨튼 의원은 제2차 세계대전이후 계속된 냉전시대에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나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이 재임 당시 추진한 정책을 한반도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세계는 구 소련에 대해 강력한 군사 방어력을 바탕으로 한 대화와 교류를 통해 개혁과 개방을 이끌어 냈습니다. 남북한 간에도 이른바 '한국형 헬싱키 프로세스(Helsinki Process with Korean face)'가 필요하다는 것이 앨튼 의원의 주장입니다. 그는 지난달 말 영국에서 이와 같은 자신의 신념을 정리한 '가교 건설(Building Bridges)'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습니다.

앨튼 의원: 올해가 한반도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저는 북한을 4차례 방문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남북한 간의 분쟁을 야기한 문제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제 책의 내용은 소통을 막는 벽이 아닌 가교를(building bridges rather than walls)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 소련 문제를 풀어간 방식으로 북한 문제에 건설적이지만 비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앨튼 의원은 그러나 국제사회가 북한의 요구에 무조건 양보하는 것엔 반대하며(totally against the appeasement) 핵이나 안보 문제를 제기함과 동시에 북한 당국의 심각한 주민 인권 침해(the egregious violations of human rights which NK is responsible)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최근 탈북 청소년 9명을 인신매매 피해자로 간주하고 북한으로 송환한 라오스 당국에 대해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앨튼 의원: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하고자 한 탈북 청소년을 도운 것이 '인신매매'라는 것은 언어도단입니다. The idea that people helping the other people to escape from North Korea can be described as human traffickers would be an extraordinary abuse of English language.
앨튼 의원은 탈북 청소년이 송환될 경우 수용소에 수감되거나 심지어 처형까지 당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잘 아는 라오스 정부가 그러한 의혹을 가졌다면 그들을 강제북송하는 대신 자국 내에서 사법절차를 통해 진실을 밝혔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책에는 영국의회에서 열렸던 북한 수용소의 인권 참상에 대한 탈북자들의 청문회 증언 내용 등이 상세하게 기술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앨튼 의원은 탈북자 강제북송은 심각한 인권유린이라며 지난주 영국주재 중국대사관에 서면으로 라오스 탈북 청소년 보호를 요청했고 앞으로도 계속해 중국 정부에 탈북자 북송 중단을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앨튼 의원은 이번에 출간한 책의 수익금은 전액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앨튼 의원과 영국의 작가 롭 치들리(Rob Chidley)씨가 공동저술한 이 책은 올 가을 미국에서도 발간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