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COI, 영국서 탈북자 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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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인권유린에 대한 조사와 반 인도범죄 해당 여부를 밝히기 위해 구성된 유엔 조사위원회가 23일 영국에서 탈북자 강제북송과 인신매매, 군대 내 인권유린 등 북한 당국의 주민 인권 탄압 사례에 관한 탈북자 증언을 청취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유엔 차원의 첫 북한인권 조사에 나선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가 23일 오후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사원 옆 감리교본부에서 탈북자 공개청문회를 가졌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롤란도 고메즈(Rolando Gomez) 공보담당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조사위원들이 현지 시각으로 23일 오후 1시부터 탈북자 공청회에 참석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군인 출신 최중화 씨와 김주일 씨 등 네 명의 탈북자는 호주 대법관 출신 마이클 커비 조사위원장과 세르비아 인권운동가 출신 소냐 비세르코 위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에게 강제북송, 인신매매, 북한 군인이 당하는 인권유린 등의 문제점을 고발했습니다. 커비 위원장은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공청회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 북한의 인권 실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고취시키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나선 '재유럽조선인총연합회' 김주일 사무총장은 강제북송 후 보위부에서 취조받으며 인권 유린 참상을 경험한 김송주 씨가 첫 증언자로 나섰다고 말했습니다.

김 사무총장: 공청회 첫번째로 무산지역의 대학생 출신 김송주 씨는 탈북자들이 강제북송된 후 노동단련대나 교화소에서 겪는 참상을 증언했구요. 탈북여성 박지현 씨는 자신도 모르게 북한 간부와 국경경비대가 결탁된 인신매매단에 걸려서 중국으로 인신매매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 증언을 했구요.

박 씨는 중국에서 임신해 강제북송되자 북한에서 '중국종자'라며 강제낙태 시키려했던 사실을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이어 북한군에서 10년을 복무하고 외화벌이사업에 종사했던 최중화 씨는 북한군 내부에서 자행되는 인권유린과 외화벌이사업에 연계된 마약거래 등을 밝혔습니다. 마지막 증언자로 나선 김 사무총장은 북한 군대 안의 수용소인 '노동연대'와 여군의 인권유린실태 등에 관해 증언했습니다.

김 사무총장: 1996년 김정일이 강원도 철원군에 있는 북한군 부대를 방문했을 때 군인식당을 둘러봤는데 병사들에게 쌀밥이 아닌 풀죽을 줬다고 대대장과 경리과장을 그 자리에서 체포구금해 노동연대로 끌고가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김 사무총장은 국가에서 배급이 되지 않아 군인들에게 풀죽 밖에 먹이지 못하는 실정에 대한 책임을 애꿎은 대대장에게 물어 처벌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조사위원회는 탈북자 청문회 다음날인 24일 영국의회에서 보고회를 갖고 오후 2시 기자회견을 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