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탈북 여대생 이현서 씨가 미국의 명문 스탠포드 대학 경영대학원의 '세계지도자강연회'에 초대돼 주목됩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2008년 한국에 정착한 30대 초반의 탈북 여대생 이현서 씨가 미국 서부 스탠포드 대학 경영대학원이 오는 13일 개최하는 세계지도자강연회(Global Speaker Series)의 연사로 초대됐습니다.
이 씨는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 세계 최고의 기업인, 정치인 등 명망있는 연사들이 초대되었던 이 강연회에서 자신의 탈북과정 등 북한의 인권 상황을 주제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현서 씨: 제가 강연을 밖에 나가서 하면서 누누이 느끼는 건데 큰 틀은 북한인권인데, 초대하는 측에서 저에게 강조하는게 있어요. 저의 이야기가 북한인권이잖아요. 이번에도 그 쪽에서 주제에 대한 제안을 한 걸 보니까 My Escape from North Korea…제가 겪은 걸, 저의 이야기를 하라는 거에요.
이 씨는 탈북자로서는 최초로 지난해 2월 전 세계적인 지식공유네트워크 TED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의 롱비치에서 개최한 강연회에서 자신의 탈북과정을 유창한 영어로 발표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 씨는 당시 강연에서 1990년 대 중반 대기근을 견디지 못하고 중국으로 탈출해 10년을 강제북송에 대한 두려움과 신변위협 속에서 살다 2008년 한국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을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에 남아있던 가족을 데려오던 중 라오스에서 한국대사관 진입을 목전에 두고 가족이 붙잡혔고, 가족을 감옥에서 빼낼 수 있는 돈이 없어 울고 있던 이 씨에게 한 외국인이 그 자리에서 댓가없이 돈을 건내주며 가족을 구출할 수 있게 도왔던 사실을 밝혔습니다. 왜 자신을 돕는 지 의아해하는 이 씨에게 그는 이 씨 개인을 돕는 것이 아니라 북한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TED 는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주제를 토론하는 강연회를 개최하고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 등에서 이 강연회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현서 씨의 영상은 3일 현재 3백 70만 번 가까이 시청돼 북한인권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최근 유엔을 중심으로 북한인권 유린의 책임자 처벌문제 등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이 씨는 지난 4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사상 최초로 개최한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비공식회의에서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이 씨는 지난 10월에도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에서 다양한 청중을 상대로 북한의 인권을 알리는 무대에 섰습니다. 그러나 그는 오는 13일 스탠포드대학의 강연회는 특히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전 세계에서 기업 경영이나 정치적 지도력을 발휘한 인사들이 섰던 자리에서 북한 주민을 대신해 북한인권을 알려야 한다는 무게감이 크다는 것입니다.
이현서 씨: 그 쪽에서 글로벌스피커시리즈 역대 연사들 목록 링크를 보내왔는데요.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완전 유명하신 분들.. 전 세계적인 기업 회장님부터 시작해서 대통령들…르완다 대통령도 왔었구…
또한 이번 강연회는 스탠포드 대학 모든 학생과 임직원 등에게 개방돼 있고, 강연회가 끝나면 유튜브 등에 동영상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 씨는 강연회에서 자신의 북한 탈출기 등에 관해 40여 분 발표한 후 질의 응답 시간도 갖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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