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최근 유엔의 마르주키 다루스만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방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북한 지도자의 인권유린에 대한 국제사회의 국제형사재판소 제소를 피하려는 임기응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의 대북인권단체 엔케이워치(NK Watch)의 안명철 대표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초청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위기를 모면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안명철 대표: 북한이 하고 있는 술책에 넘어가면 안돼요. 국제형사재판소(ICC) 넘어간 걸 북한 주민들이 알게되면 자기 지도자가 국제 범죄자가 됐는데 체제 유지가 되겠어요? 유엔에 나와있는 북한 외교관들도 막지를 못하면 그 사람들도 수용소를 가야돼요. 북한은 김 씨 일가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항상 한 쪽 발을 수용소에 담그고 있어요. 언제든지 그냥 한 방에 날아갈 수 있고.
북한 정치범수용소 경비병 출신 탈북자인 안 대표는 최근 유엔총회에서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인권유린 책임자 처벌 등 북한에 대한 인권 개선 압박이 높아지면서 북한이 이같은 임시 지연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설령 다루스만 특별보고관 방북의 전제 조건으로 내건 유엔총회 북한인권 결의안 초안의 두 가지 핵심 조항 삭제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은 온갖 핑계를 대고 다루스만 보고관 등 사찰단에 정치범수용소를 전면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최고 지도자에 의한 반 인도적 범죄 관련 조항과 인권유린 책임자의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조항을 삭제해야 다루스만 보고관의 방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세운 것은 북한의 제안에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설명입니다.
안 대표: 다루스만 (보고관)과 (유엔) 사찰단이 꾸려져 갖고 감시, 모니터링하겠다고 (북한에) 들어간다고 해도, 이쪽에서 유엔 사찰단이 가고 싶은 장소가 있을거잖아요,현존하는 수용소들… 네 개 정도 아직도 남아 있는데, 수용소를 다 가보겠다고 하면 북한이 받아들일까요? 절대로 안 받아들이지요.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탈북자는 북한이 수용소 시설을 은폐할 준비를 마친 후 다루스만 보고관을 초청해 북한에는 정치범수용소도 인권유린도 없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할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과거 북한이 유엔의 아동보건 지원에 대한 사찰단이 분배감시 통보를 불과 24시간 전에 해도 북한 당국은 밤새 철저하게 위장 준비를 마쳤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자신이 과거 수용소 해체에 동원된 경험이 있다며 유엔 측에서 모든 수용소를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관철시킨다면 정치범수용소의 실상을 꿰뚫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 대표: 만일에 다루스만 보고관이 들어올 것을 예상하고 요덕 수용소를 해체한다고 하면, 요덕에 지금 5만명 가까이 있는데 그 사람들 풀어줄 것도 아니고, 이 사람들이 (북한 입장에서는) 밖에 나가면 안되는 사람들이니까 다른데로 이동시켜야 될 것 아니에요. 저희가 13호 수용소 3만 명을 뺄 때도 거의 1년이 걸렸어요.
안 대표는 1990년대 북한으로부터 사리원의 외국인 전용교화소 방문만 허락받았던 국제앰네스티가 북한에는 정치범이 12명 밖에 없다고 했던 일을 기억했습니다. 당시 북한 수용소 경비병들이 이 말을 전해듣고 실소를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루스만 보고관 등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올 봄 발표한 보고서에는 인공위성사진 등으로 파악한 수용소의 정확한 위치, 규모 등이 드러나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발뺌하지 못하도록 방북 전에 철저한 합의를 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또 다른 탈북자는 북한이 정치범수용소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수감자를 대량학살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