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서 ‘북, 이산가족 억압’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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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9일 북한의 억압 정책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산가족의 아픔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탈북과 한국전쟁 등으로 인한 이산가족 문제를 조명하는 행사가 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미국, 한국, 일본, 영국 대표부의 공동 주최로 개최됐습니다.

'헤어졌지만, 잊혀지진 않았다: 북한 당국의 가족에 대한 억압 정책의 가슴 아픈 결과(Separated, but Not Forgotten: the Heartbreaking Impact of North Korea's Repressive Policies on Families)'라는 토론회입니다.

이날 행사를 주재한 사만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행사 참가자들에게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한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파워 대사: 북한에 남겨둔 가족들 때문에 엄청난 고통 속에 살고 있는 두 명의 증언자와 방청석에 있는 세 명의 탈북자에게 감사합니다. 이들의 고통을 알게 된 이상 우리 모두는 각자의 모든 역량과 재원을 동원해 그들의 목소리가 되고 지지해 주어야 합니다.

2007년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조셉 김 씨는 이날 북한의 인권문제를 정치화하고 있다는 일부 주장과 관련해 '생사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조셉 김: 제게는 유엔의 전문가분들과 같은 전문 지식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와서 저희 경험을 나누고 북한인권을 위한 저희의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으려 합니다. 여러분께는 '정치적' 문제인지 모르지만 저희에게는 '생사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뉴욕 바드칼리지(Bard College)에서 정치학을 공부하는 김 씨는 탈북자들이 인권운동을 하는 이유는 북한을 미워하기 때문이 아니라 모국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직도 북한에 남아 있는 많은 주민들의 권리를 찾아주기 위해서라는 설명입니다.

김 씨는12살 때 아버지가 기아로 사망하자 외아들인 자신이라도 살리기 위해 어머니가 누나를 중국에 팔아 넘겼고 생존을 위해 북한과 중국을 오가던 어머니 마저 체포된 후 꽃제비 생활을 하다 탈북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헤어진 누나를 만나려는 염원이 너무 강해 꿈 속에서 만난 누나를 다시 만나기 위해 아침 수업도 빠지고 다시 잠들려 했다고 김 씨는 밝혔습니다.

또 다른 증언자인 김정아 통일맘연합 대표는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정책으로 인해 자신이 낳은 자식과 헤어진 탈북 여성들을 도와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 대표: 아이가 어떤 상처를 받든 그들은 개의치 않습니다. 오직 아이들에게 (중국어) "엄마는 너를 버렸어"라고 말합니다. 저희 딸도 마지막 저랑 통화에서 "엄마 나를 버렸어? 나 싫어?" 이렇게 묻는 아이들의 가슴에 얼마나 큰 상처인지 그들은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김 대표는 이들을 돕기 위해 학생들이 해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하는 청중의 질문에 학생 등 중국 젊은이들에게 인터넷사회적 연결망 SNS 등을 통해 강제북송 정책 등 북한인권을 알린다면 언젠가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