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 13개월 넘게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가족들은 이달 초 배 씨로부터 안부 편지를 받은 이후 아무런 소식이 없다며, 그가 하루 속히 석방되길 희망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서부 워싱턴 주 시애틀 근교에 사는 케네스 배 씨의 어머니 배명희 씨는 이번주 초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달 초 배 씨로부터 잘 있다는 편지를 받은 후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 측으로부터 아무런 소식이 없다며 답답한 심정을 호소했습니다.
어머니 배 씨: 아니요, 전혀 없어요. 올해 안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는데 아직까지 안 나오니까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르겠네요.
어머니 배 씨는 아들이 지난 12월 초에 보낸 편지에서 잘 있다며 곧 석방될 것으로 기대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직도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배 씨: 곧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았고, 아직도 일하러 갈 만큼 좋아지지는 않아 병원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국무부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은데, (북한이) 하루 빨리 보내주면 좋죠.
어머니 배 씨는 그러면서 지난 4월 말 케네스 배 씨의 재판이 있기 전과 후에 두 차례 통화를 했을 뿐 그 후 전화연락은 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 정부는 배 씨의 건강을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북한 당국이 인도적인 차원에서 배 씨에게 특별사면을 허락해 줄 것을 계속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케네스 배 씨의 석방을 위해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를 다시 초청한다면 킹 특사는 북한을 방문할 준비가 돼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We continue to urge the DPRK authorities to grant Mr. Bae special amnesty and immediate release on humanitarian grounds… If the DPRK renews its invitation, Ambassador King is prepared to travel to the DPRK on a humanitarian mission focused on securing the release of Mr. Bae."
한편, 이와 관련해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 측은 케네스 배 씨의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배 씨의 현 상태나 대사관이 언제 마지막으로 그와 접촉했는지 등에 관해 답해 줄 수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자우편을 통해 밝혔습니다.
케네스 배 씨의 여동생 테리 정 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지난 6일 억류 중이던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 미국인 메릴 뉴먼 씨를 40여 일만에 전격적으로 석방했듯이 하루 속히 배 씨를 사면하고 가족들에게 돌려 보내줄 것을 간절히 기도한다고 밝혔습니다.
테리 정: 가족 모두가 매우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뉴먼 씨가 지난 6일 석방돼 매우 기뻤습니다. 저희는 케네스 오빠도 뉴먼 씨처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도하고 미국인들도 그를 잊지 않고 석방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 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케네스 배 씨는 중국에서 북한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며 북한 내 고아원을 지원해 왔습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3일 외국인 관광객을 인솔하고 북한을 방문했다 '국가전복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 말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배 씨는 수감생활을 시작했지만 지병인 당뇨병 등이 악화돼 외국인 전용 '평양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케네스 배 씨는 북한에 가장 오래 억류된 미국인이자 북한이 실제로 형을 집행한 첫 번째 미국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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