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강제북송 아빠, ‘북 인권’ 고발 앞장

이태원 씨 가족.
이태원 씨 가족. (사진 제공: 이태원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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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네 살짜리 아들과 아내가 강제 북송된 탈북민 이태원 씨가 다음달 6일 한국에서 열리는 인권 토론회에서 강제 북송의 심각성을 고발할 예정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의 탈북자 영어교육지원단체(Teach North Korean Refugees: TNKR) 케이시 라티그 대표는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태원 씨의 아들과 아내가 중국에 억류된 사건에 충격을 받아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습니다.

라티그 씨: 저희 단체 공동대표가 이 씨 가족 억류 관련 언론 인터뷰 통역을 맡은 계기로 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전화 통역을 하는데 그가 울면서 사건을 설명하는 걸 옆에서 들으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를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씨의 아내와 네 살을 갓 넘긴 아들을 포함한 탈북자 10여 명은 지난달4일 중국 선양에서 체포됐습니다. 국제 언론을 통해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족의 북송을 막아달라는 이 씨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지난달 17일 중국 단둥을 거쳐 평안북도 신의주로 송환됐습니다.

다음달 6일 열리는 행사 제목은 '강제북송, 납치와 강제낙태(Repatriation, Abductions and Forced Abortions)'입니다.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 박지현 씨와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김형수 씨가 공동으로 창설한 인권 단체 '징검다리'와 1969년 북한 고정간첩에 의해 납북된 대한항공기 납치 피해자 가족회가 함께 추진하는 행사입니다.

이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추위에 아들이 동상을 입었을 것 같다며 중국이 북한 정권을 도와 탈북자를 체포해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살인행위'와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씨: 백두산 근처에요. 백두산 날씨하고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한국이 (섭씨) 0도면 영하 20도 정도? 북한은 북한이고, 중국 당국에 엄청난 원망을 하고 있죠. 저 뿐 아니라 탈북자들이…

따라서 이번 행사를 통해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 정책의 잔혹성을 고발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토론회에는 지난 11일 미국 뉴욕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개최한 북한인권 토론회에서 증언한 지현아 씨와 대한항공기 납치 피해자 황원 씨의 아들 황인철 씨도 발표에 나설 예정입니다.

지 씨는 세 번의 강제북송 끝에 2007년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그는 북한 평안남도 증산교화소에서 강제로 낙태를 당한 사실을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중국 당국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체포한 탈북자 수가 지난해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1년 간 체포한 수와 거의 맞먹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두 달 이상 걸리던 탈북자 강제 북송 절차가 최근 두 주로 크게 단축했다고 지적하고 중국이 유엔 난민협약 가입국으로서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고 북송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