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가족이 더욱 그리워요”

설날을 맞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린 망향경모제에서 실향민들이 절을 하고 있다.
설날을 맞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린 망향경모제에서 실향민들이 절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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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반도 최대 민속명절인 설날이 이제 1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즐거워야 할 명절에 북한에 가족이 있는 탈북자와 이산가족들은 더욱 쓸쓸합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북 무산 출신의 탈북자 김미성 씨(가명)는 2012년에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김 씨는 남한에서 네 번째 설을 맞고 있습니다. 얼마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이번 설 명절은 마음이 더욱 무겁습니다.

김 씨는 “자신의 힘으로 일자리를 구해 열심히 살고 있는데 명절 때 함께 보낼 가족이 없어 외롭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빨리 통일이 돼서 가족이 모여 명절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가족의 따뜻한 품에서 명절을 맞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입니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이북 실향민들은 탈북자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동윤 이북도민연합회 부장: 저희 이북도민회에서는 지역별로 탈북자 1가족씩 자매결연을 맺고 있습니다. 특히 탈북자가 많은 함경남도와 함경북도가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 이산가족을 대표하는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측은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설날 맞이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이상철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 (올해도) 쓸쓸한 설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이산가족 여러분들, 힘내시고 곧 고향에 갈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임진강만 건너면 바로 북한입니다. 금방이라도 갈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이산가족을 포함한 이북 실향민들은 반세기가 넘도록 고향에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향민들은 설날과 추석 때마다 이곳을 찾아 북녘땅을 향해 술잔과 절을 올리며 망향의 한을 달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