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화폐'로 전락한 북한 신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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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 화폐개혁 이후 추락을 거듭하던 북한화폐가 급기야 '서민화폐'로 전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통기능은 남아있지만 진정한 재화로서의 가치는 상실해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문성휘

: 화폐개혁 이후 추락을 거듭하던 북한 돈이 주민들로부터 ‘서민화폐’라는 오명을 받고 점차 외면당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한 북한 주민들은 장마당에서 중국 인민폐가 통용되기 시작하면서 내화(북한 돈)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0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한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은 “우리(북한) 돈은 이젠 ‘서민화폐’라고 불린다”면서 “서민들도 물품을 거래할 때만 우리 돈을 찾아 사용할 뿐, 저축을 위해서는 중국 인민폐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북한 주민도 전화통화에서 이러한 사실에 동의하면서 “요즘은 아이들도 모두 '비'로 불리는 중국 인민폐만 찾는다”며 “‘비’를 내면 물건 값을 많이 깎아주지만 우리(북한) 돈을 내면 오히려 물건 값을 더 높이 부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친척방문을 위해 중국 단동에 나오게 됐다는 이 주민은 익명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에서 중국 인민폐를 ‘비’라고 부른다고 전하면서 중국 인민폐만 있으면 북한의 그 어디에서든지 원하는 물건을 마음대로 살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북한 돈보다 중국 인민폐를 훨씬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이 “단속을 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보위부나 간부가족들이 먼저 중국 돈을 모으거나 사용하기 때문에 통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간부가족들은 애초에 우리 돈을 손에 쥐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이 주민은 전했습니다.

북한 화폐의 가치가 아직까지 떨어지지 않고 그런대로 유지되는 원인에 대해서 그는 “아직 장마당에서 유통되기에 충분한 량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면서 “돈이 많이 풀리는데 따라 내화의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고 종당에는 화폐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게 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근거로 “신의주시만 놓고 보아도 현재 월급을 정상적으로 타는 사람들이 25%정도밖에 안 된다”며 “대부분 노동자들이나 생산기업소 일꾼들은 화폐개혁을 단행한 첫 달에만 월급을 제대로 받아보았을 뿐, 그 이후로는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북한화폐가 안정세에 접어든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직까지 유통에 충분할 만큼 시중에 돈이 풀리지 않은 데서부터 생기는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입니다.

지난 8일, 북한전문 인터넷신문인 ‘데일리 NK’도 북한장마당에서 내화로 물건을 구매하려면 “달러 대비 10%의 웃돈을 줘야 한다"면서 주민들이 중국인민폐를 비롯한 외국화폐를 크게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