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인근에 신원미상 외국인 억류자 더 있다”

사진은 CNN홈페이지에 게재된 김상덕(미국명 토니 김)씨의 입북전 모습.
사진은 CNN홈페이지에 게재된 김상덕(미국명 토니 김)씨의 입북전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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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외부세계에 알려지지 않은 외국인들이 다수 북한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얼마 전 북한인사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캐나다인 제임스 리(James Leigh) 씨는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끔찍한 일을 겪었습니다.

한때 미국 정부기관에서 일했고 군사관련 회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리 씨는 몇 달 전 여행을 하다 우연히 장성 출신이라는 북한인을 만났고, 그의 초청으로 최근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리 씨는 북한 입국을 앞두고 혹시 있을지 모를 불상사를 막기 위해 가지고 간 판형컴퓨터와 손전화에 담긴 정보를 모두 지웠고, 리 씨는 지난 달 말 캐나다의 한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바로 이때부터 자신의 비극이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제임스 : 그들(북한 당국자)은 내가 모든 정보를 지운 것을 두고 매우 화가 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나를 유치장에 감금했습니다. (Global News)

한국말을 할 줄 아는 리 씨는 유치장 관계자들이 자신을 두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김정은 위원장을 암살하거나 또는 군사기밀을 얻기 위해 북한에 온 첩자”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리 씨는 평양 인근의 유치장에 갇혀 있는 동안 이틀 넘게 매 시간마다 불려가 심문을 받았다며, 자신의 옆방에는 지난 4월 북한에 억류된 김상덕 전 평양과학기술대학 교수가 있었는데, 김 교수 외에도 또다른 캐나다인을 비롯한 다수의 외국인이 같은 곳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임스 : 그(김 교수)는 나에게 유치장에 20-30명의 수감자들이 더 있었는데 아무도 그들이 누군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Global News)

정확한 수감 이유조차 알지 못했던 리 씨는 북한 당국이 자신을 갑자기 풀어줬으며, 석방 후 며칠 더 머무르는 동안에도 북한 당국은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리 씨는 캐나다로 돌아 온 뒤 캐나다 외무부에 북한 당국에서 있었던 일을 신고하는 한편, 아직까지 북한에 억류돼 있는 김 교수의 가족들에게 연락해 김 씨의 동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