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한인권단체, ‘탈북자구원’ 촛불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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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방문과 때를 같이해 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씨에 있는 중국 대사관 앞에서는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진행됐습니다.

현장을 정영기자가 다녀왔습니다.

24일 밤 8시. 워싱턴 디씨 서북쪽에 위치한 중국 대사관 앞에서는 탈북자 구원과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진행됐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 주최로 진행된 이 행사에는 북한인권활동가들과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를 포함해 약 20여명이 참가했습니다.

수잔 솔티(Suzanne Sholte) 북한자유연합의 대표는 "중국정부에 탈북자들의 권리를 존중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 촛불모임을 가지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수잔 솔티: 북한으로 강제북송당한 탈북자들의 명단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우리는 중국 대사관 앞에서의 시위를 통해서 중국정부가 난민보호의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도록 촉구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매해 9월 24일이 되면 북한자유연합은 'Save the North Korea Refugees Day', 즉 '탈북자 구원의 날' 행사를 진행해왔지만, 이번 행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와 맞물리면서 의미를 더 했습니다.

솔티 대표는 중국 정부가 지난 10년 동안 강제 북송한 탈북자들 가운데는 약 80%가 여성들이며, 지난 2013년 라오스에서 강제북송당한 탈북 고아 9명도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행사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고 중국공안에 체포되어 강제북송당했거나 북한에 끌려가 죽임을 당한 탈북자들의 이름을 한 사람씩 부르면서 영혼을 기원했습니다.

현장 녹취: 북한자유연합 회원 목소리

이들이 부르는 탈북자들의 이름은 머나먼 지구 반대쪽 미국의 밤공기를 가르며 울려 퍼졌습니다.

행사에 참가한 한국인 유학생 존 심(John Shim)씨는 자신이 탈북자들의 이름을 부를 때 마음이 아팠다고 말합니다.

존 심: 제가 읽었던 사람이 한 60명 정도가 되는데, 그들은 이미 북송됐다고 합니다. 거기에 보니까, 정말 어린 아이도 있더라고요. 5살, 그런 아이들이 지금 북송되어 어떻게 살아있을까, 마음이 많이 착잡하고 슬펐습니다.

심씨는 중국은 세계 신형대국으로 인정받기에 앞서 인간의 보편적 권리부터 먼저 준수해야 한다면서 "시진핑 주석이 한국과 교류하기를 원한다면 탈북자들이 중국에 왔을 때 난민으로 인정하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자유연합 회원들은 이날 오후에는 시진핑 주석 앞으로 보내는 탈북자 북송 중단 요구서한을 중국 대사관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촛불행사가 끝난 다음 참가자들은 아리랑과 외국에서 민권운동을 상징하는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을 부르면서 중국 대사관 앞을 행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