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스위스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17일 북한의 인권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제28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17일 열린 인권에 관한 일반토론에서 영국, 아일랜드, 미국, 일본 등이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일본대표는 지난해 말 미국 뉴욕 유엔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가 심각한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했고, 북한의 인권 상황을 조사할 현장사무소가 서울에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대표 :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는 계속 증폭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납치 문제를 포함해 인권 유린을 개선하려는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합니다.
영국 대표도 지난해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간 후 높아진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이어갈 것을 강조했습니다.
영국대표 :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로 조성된 북한 인권에 대한 고조된 관심과 동력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영국은 유엔 현장사무소가 곧 서울에 개설되는 것을 환영합니다.
16일 열린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의 상호 대화에 이어 일반토론에서도 북한의 인권 상황의 심각성을 지적한 것입니다.
한편,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세계기독교연대(CSW), 세계 40여 개 인권단체 연합체인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 등도 이날 ‘북한인권의 시험대: 정의와 책임을 요청하다’라는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의 권은경 사무국장은 ‘북한인권의 시험대’라는 것은 북한이 인권 유린을 부인하기 위해 온갖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을 가리킨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수용소에 관한 책 ‘숨겨진 수용소’의 저자 데이빗 호크 씨가 이날 설명한 것처럼 북한 인권 유린 책임자의 국제형사재판소 회부를 막기 위한 북한 당국의 외교 공세에도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에 대한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날 북한정치범수용소 피해자가족협회 정광일 대표는 북한의 심철호 현 체신상 등이2000년 대 초반 자신과 함께 요덕수용소에 수감되었던 인물이라고 밝히면서, 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하는 북한 당국의 해명을 촉구했습니다.
정 대표 : 지금 북한당국이 COI보고서 자체를 부정하고 탈북자 증언을 믿을 수 없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렇게 말하고 있거든요. 우리가 (북한 당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쓰레기도 아니며 실제로 내가 겪었던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라고 이런 내용으로 이야기를 하니까 아마도 (북한측에) 전달이 되었을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어제부터 북한대표를 몇 번 마주쳤는데 저를 보고 피하더라고요.
심 체신상이 체신성 부상이던 2000년대 초반 도청 문제로 국가안전보위부와 갈등을 빚어 수감됐다는 사실을 요덕수용소에서 자신에게 직접 밝혔다는 것입니다. 심 체신상이 심창완 전 사회안전부 정치국장의 아들로 유명했기 때문에 그를 기억한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지난해 유엔총회에서도 마주친 적이 있는 유엔 북한대표부 사람들이 떳떳하다면 왜 토론회에 직접 참가해 탈북자들의 증언을 검증하지 않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 특사, 한국의 이정훈 인권대사 등 10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