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배 억류' 북, 미 특사 요청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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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는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조속한 석방을 바란다면서 북한은 배 씨의 석방을 위해 미국에 특사 파견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킹 특사는 22일 국무부 청사에서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일부 언론사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11월부터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인도적 차원에서 석방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그의 현재 건강 상태나 수감 장소 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으며 북한에 체류하는 미국인의 영사접근을 대신 담당하는 스웨덴 측이 수차례 배 씨를 면담했고 지속적으로 영사접근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측이 미국 측에 배 씨의 석방을 위한 특사파견 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킹 특사: 현재 상황에서 없었다고 말씀드립니다.(At this point, No.) 북한으로부터 특사 파견 요청이 없었습니다.

킹 특사는 또 북한의 식량 사정은 전반적으로 열악하다(fairly difficult)면서 대북 식량지원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 당국이 미국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면 이를 살펴 볼(look at) 용의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식량지원을 요청한다면 다른 요청국들과 마찬가지로 그 필요성과 식량분배 감시상황 등을 고려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해 북한의 지원요청을 특별히 고려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또 최근 북한의 전쟁 위협 등 정치적 상황과 대북 인도적 지원은 별개의 문제라는 게 미국의 지속적인 입장이며, 대북지원을 포함한 미국의 해외 식량원조 등은 미국 정부의 현 긴축예산 상황에 어쩔 수 없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킹 특사는 북한의 개탄스러운 인권 상황 속에서 굳이 최악의 인권 유린 행태를 꼽으라면 북한 정치범들이 수감된 강제노동수용소(gulag) 운용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아무런 죄도 짓지 않은 정치범의 가족들까지 적절한 사법절차 없이 수감하는 등 정치범수용소에서 자행되는 인권 유린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설명입니다.

킹 특사는 최근 탈북자의 수가 크게 감소하는 추세라면서 이는 북한과 중국 국경 사이의 감시가 강화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킹 특사는 또 중국이 계속 탈북자들을 강제북송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미국과 한국 정부가 중국 측에 계속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2004년 미국에서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후 149명(2012년 말 기준)의 북한 난민만 미국에 정착한 것은 미국 입국이 신원 조회 절차 등으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측면 외에도 대부분 탈북자들이 언어가 같고 정착지원 체계가 잘 갖춰진 한국에 정착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킹 특사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북한 주민에게 외부 세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다양한 정보 유통으로 정부가 주민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게 변화한 중국 상황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