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국무부가 북한을 12년 연속 최악의 인신매매국으로 지정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국무부는 20일 발표한 연례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2014 TIP report)에서 북한을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관심과 관리 상황이 최악인 3등급(Tier 3) 국가로 분류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인신매매 보고서가 처음 발간된 지 2년 후인 2003년 이래, 북한은 12번 연속 최악의 3등급 국가로 지정됐습니다.
보고서는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법을 준수하고 있는 국가를 1등급, 법 준수를 위해 노력하는 국가를 2등급으로 분류했는데 한국은 올해 미국, 영국 등 30개국과 함께 1등급 국가로 꼽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최소 기준도 충족하지 못하고, 이를 개선할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오히려 북한은 당국이 앞장서 주민들을 강제노동에 내몰며 인신매매를 국가 경제체제의 일부로 운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 당국이 8만에서 12만 명에 달하는 정치범을 수용소에 가둬놓고 어린이를 포함한 수감자들에게 강제 노동을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이 러시아와 중국, 아프리카나 중동 국가와 계약을 맺고 북한 노동자를 파견해 벌목과 건설 현장 등에서 강제 노동을 시키면서 제대로 임금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미국 국무부의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는 이어 사형제와 강제노동 수용소 같은 북한의 가혹한 처벌제도는 인접국인 중국에서 북한인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를 조장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 북한 여성들이 인권 유린을 피해 중국에 불법 입국했지만, 중국에서 인신매매 피해를 당해 강제 결혼이나 매춘, 노동 등을 강요받고 있으며, 이들은 북한으로 송환돼도 강제 노동이나 사형 등에 처해진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열악한 경제와 인권 상황 등을 개선하고 수용소에서의 강제노동 관행을 중지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이날 보고서 발표 행사에 참석한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국제사회가 적극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존 케리 장관: 이번 보고서는 우리의 행동과 양심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신매매 피해자가 신음하는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출 책임이 있습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는 북한 외에도 러시아, 시리아, 이란, 말레이시아, 태국 등 23개국이 인신매매 근절 노력이 부족한 3등급 국가로 분류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