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큐슈에서 처음으로 지난 4일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와 납북자 문제 등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는 인권단체 강연회가 개최됐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일본의 인권단체 '북조선 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모임' 이른바 '지키는 모임'이 최근 설립한 큐슈 지부가 4일 첫번째 공식 활동을 벌였습니다. 이 단체의 타마가와 유우지 지부장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일본인들이 납북자 문제 이외의 북한 인권 침해 실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타마가와 지부장: (큐슈의) 지부가 이제 막 결성됐습니다. '북한인권집회'라는 제목의 행사인데요. 일단 이 지역에서도 납치문제에는 큰 관심이 있지만 납치 이외에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는 것을 큐슈지방에 알려 드리고 좀 더 관심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북한이 저지른 인권 유린은 외국인 불법납치 이외에도 정치범수용소 등 강제구금시설에서의 구타, 처형 그리고 북한이 '지상낙원'이라는 감언이설로 1960년대 귀국시킨 재일동포 귀국자 문제도 있다는 것을 큐슈지역의 일본인에게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졌다고 타마가와 지부장은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번 행사는 납북자를 구출하기 위한 단체 '하카타 블루 리본의 모임' 그리고 '노펜스' 등과 공동으로 개최했습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철폐운동을 벌이는 노펜스의 송윤복 사무국장은 전거리교화소 출신 탈북자의 증언을 인용해 인간의 존엄이 말살되는 교화소의 비인도적 처우를 고발했습니다. 귀국자와 납치피해자 문제에 대한 발표가 이어진 후 일본에서 대학생이 된 탈북자 이하나 씨가 증언했습니다.
타마가와 지부장은 북한에서 태어난 이 씨는 태어나면서부터 줄곧 김일성, 김정일을 절대적으로 숭배하도록 세뇌된 북한 주민은 스스로 독재 정권에 대항할 수 있는 판단력이 전혀 없다고 밝혀 참석자를 놀라게 했다고 전했습니다.
타마가와 지부장: 탈북한 여성이 (증언하러) 왔는데요. 그 여성이 18세때 탈북할 때까지 외부세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김정일, 김일성 숭배하는 교육만 계속 받아왔고…
이 씨는 '귀국자'의 자녀입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북한으로 가 열심히 노력해 의사가 됐지만 너무나 고단한 생활로 인해 병을 얻고 40대 중반에 사망합니다. 북한을 탈출해 8년 전 일본에 정착한 이 씨는 북한에서 아버지와 자신의 가족이 겪은 삶을 담은 책을 발간해 북한의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독재정권에 대한 의문조차 품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세뇌교육을 받은 북한 주민과 탈북자들에게 더 많은 일본인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희망했기 때문입니다. 이 씨는 이날 행사에서도 '귀국자'의 가족으로서 직접 체험했던 북한 정권의 인권 말살정책을 고발했습니다.
타마가와 지부장은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차근차근 북한 인권에 대한 일본인의 관심을 높여나갈 수 있는 초석이 된 행사였다고 평했습니다. 그는 특히 큐슈지부의 첫 활동에 후쿠오카 한국 영사가 참석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이 단체의 활동에 지지를 나타내 준 것이 뜻깊은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타마가와 지부장은 그러면서 앞으로 북한 인권 침해의 심각성을 큐슈 주민에게 알리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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