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탈북자 오바마에 북한 인권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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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일 열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흑인 출신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승리하자, 미국에 사는 탈북자들은 민주주의 우월성과 기회와 도전의 땅에 살게 된 것을 감격해했습니다.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대통령이 다시 한 번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자,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응했습니다.

백악관에 두 번째로 입성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을 지켜보는 탈북자들은 미국식 민주주의 우월성에 대해 놀람을 금치 못했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정착해 살고 있는 탈북자 조진혜 씨의 말입니다.

조진혜: 4년 전에 흑인 대통령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에 놀랐어요. 제가 미국의 역사를 잘 모르지만, 흑인들이 노예였고 또 이런 사람도 지금은 대통령이 될 수 있구나, 이런 것을 보면서 희망과 자유를 느꼈어요.

조 씨는 북한에 있을 때 "미국에서 흑인들이 인종차별을 당하면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고 배웠는데, 정작 미국에 와보니 북한에서 배웠던 것과 많이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아프리카 케냐 출신의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바마 대통령이 극심한 정체성 혼란 속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성분제도에 따라 출세하는 북한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조 씨는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의 자녀들도 언젠가는 오바마 대통령처럼 미국에서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가졌다고 말합니다.

아침 일찍 줄을 서서 투표하는 사람들에 의해 대통령이 뽑힌다는 사실에 조진혜 씨는 북한 출신으로서 신기하고 생소하기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중서부 애리조나주에 살고 있는 한 탈북 여성도 대통령 선거에 투표해달라는 미국 사람들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미국 시민권이 없어 이번 선거에 투표를 할 수 없게 된 이 여성은 "2년만 더 있으면 자신도 당당하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선거에 참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텔레비전을 통해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을 지켜보면서 미국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토로합니다.

탈북여성: 미국이라는 나라는 그 만큼 차별이 없다는 소리지요. 자기가 얼마든지 꿈을 꾸면 피워나갈 수 있지 않아요.

또 오바마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탈북자들의 부탁도 이어졌습니다.

조진혜 씨는 "탈북자들이 살길을 찾아 중국에 나왔다가 체포되어 강제 북송 당하고 있다"면서 "인권변호사 출신인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과 논의해 탈북자 강제북송만은 막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진혜: 중국도 탈북자들이 처벌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북송시키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 세계에서 제일 크고, 또 강국인 미국에서 힘을 써서 탈북자 강제 북송만은 막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 된 다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지도부는 축하전문을 보내 "미래를 위해 미국과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 씨는 계속하여 이민자 정책에 관대한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행을 희망하는 탈북자들을 더 많이 받아들이고, 제3국에서 대기하는 그들의 소원이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