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쓴 ‘북 인권 동화’ 동영상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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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의 초등학생이 또래의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동화가 만화영화로 제작돼 27일 인터넷에 올랐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만화영화 '친구야 내 소원을 들어주어'가 27일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소개됐습니다. ( https://youtu.be/2vR197OTk14)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책을 읽다 잠든 승호라는 소년이 꿈 속에서 수용소에서 죽은 북한 소녀를 만나 수용소 참상에 대해 알게된다는 내용입니다. 이 만화형식의 동영상은 한국의 11살 소녀 김서연 학생이 또래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춰 쓴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동화를 바탕으로 한국의 열린북한방송 등이 제작했습니다.

김서연 학생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학교 과제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를 주제로 한 20여 쪽의 동화를 썼다고 밝혔습니다.

김서연 : 라오스 사건을 보면서 저와 같은 나이의 아이들이 어렵게 탈북을 했는데 다시 북한으로 보내지는 걸 보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 책을 더 열심히 쓰게 되었어요. (북한인권을 위해) 후원을 하라는 아빠의 말을 안듣고 관심이 없었던 것에 대해서 부끄러웠죠.

지난해 9명의 탈북고아가 라오스에서 체포돼 북한으로 강제북송 당하고 그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질 위험이 있다는 보도들을 보면서 과제의 주제를 정치범 수용소로 택했다는 것입니다. 김서연 학생은 수용소에 대해 자세히 알기 위해 ‘감춰진 수용소’, ‘완전통제구역’,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운영체계와 인권실태’ 등 북한 인권 특히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책들을 읽었는데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서연 : 단어 등이 낯설고, 책이 두껍고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 있어서 제가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쓴 것입니다.

정치범 수용소라는 무거운 주제를 또래 어린이들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동화형식을 택했다는 것입니다. 김서연 학생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북한인권에 대해 관심이 많은 아버지로부터 종종 북한인권, 수용소 등에 관해 들으며 자랐습니다.

김서연 학생의 아버지 김종금 씨는 생활 속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인권에 대해 알려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종금 씨 : 저도 의도적으로 (딸이) 어렸을 때부터 북한인권 특히 정치범 수용소 문제에 대해서 자주 얘기를 했던거죠. 제가 관심이 좀 있어서 그런 계기가 있으면 항상 얘기를 해주고 그랬던거든요.

김서연 학생의 동화가 동영상으로 제작되도록 도운 열린북한방송의 권은경 국제팀장은 정치범 수용소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권은경 팀장 : 이런 처참한 북한인권 상황을 어린이의 시각으로 봤을 때 "왜 어른들은 이렇게 말도 안되는 것들을 멀리 남의 일처럼 무시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에 답변해 줄 수 없을 것 같아서 동화를 쓴 서연이한테 한편으로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권 팀장은 어른들이 북한 정치범 수용소를 폐지하지 못하고 어린이들에게까지 숙제로 남겨주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정치범 수용소를 하루 빨리 철폐하기 위해 어린이와 어른을 막론하고 널리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수용소 실태를 정확히 알리기 위해 간수 출신 탈북자 안명철 씨의 감수를 받아 동영상을 제작하고 영어로 자막을 넣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