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초 북한인권영화제 내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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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열리는 홍콩 최초의 북한인권영화제 포스터. 사진-‘탈북자관심'제공
다음달 열리는 홍콩 최초의 북한인권영화제 포스터. 사진-‘탈북자관심’제공

앵커 : 홍콩에 거주하는 중국인 단체가 다음달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정책과 북한 내 인권유린 실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홍콩 최초의 북한인권영화제를 개최합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홍콩의 대북인권단체 ‘탈북자관심(North Korea Defectors Concern)’은 다음달 10일과 11일 이틀간 홍콩 최초의 북한인권영화제를 개최합니다. 이 단체의 오웬 라우(Owen Lau) 대표는 북한 인권 유린의 실태에 대한 홍콩인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이 행사를 기획했다고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라우 대표 : 지난해 6월 저희 단체가 설립되기 전에는 홍콩에서 북한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가 없었죠. 홍콩 사람들은 북한 지도자가 어떤 생활을 누리는 지 등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지만, 북한 주민이나 탈북자들의 인권 유린의 참상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홍콩인들이 북한의 인권문제에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영화제 개최 기금은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가진 20여 명의 사회운동가들로 구성된 이 단체가 전액 부담하고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영화제에서 상영될 작품은 캐나다 한인 2세 앤 신(Ann Shin)감독이 탈북자와 브로커로 불리는 탈북중개인 등의 이야기를 다룬 기록영화 ‘탈북자(The Defectors: Escape from North Korea)’, 탈북과정에서 엇갈리는 아버지와 아들의 기구한 운명 등을 묘사한 김태균 감독의 영화 ‘크로싱(Crossing)’ 등 5편입니다.

라우 대표는 한국의 인권단체 북한민주화네트워크(NKnet: Network for North Korean Democracy and Human Rights)는 영화선정을, 북한전략센터는 영화제에서 강연할 탈북자 섭외를 도와 주었다고 전했습니다. ‘크로싱’의 조감독을 맡았던 김규민 감독 등 탈북자들이 직접 영화제에 참석해 북한 인권 실태를 증언하는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라우 대표는 중국 정부가 자국 내 탈북자를 강제로 송환하는 정책을 즉각 중단하도록 홍콩인들이 촉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라우 대표: 저희 단체는 지난 1일 탈북자 강제북송 정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 위한 가두 서명운동을 벌였습니다. 1천 500여 명이 동참했고 이 서명서를 중국 정부에 전달할 것입니다.

라우 대표는 지난해 초 친구 세 명과 함께 북한을 직접 방문하고 어린이를 포함한 일반주민의 실태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함께 여행했던 친구와 공동으로 지난해 12월 이와 같은 경험을 포함해 북한 인권 실태를 고발하는 ‘김정일 시대 이후의 낙원(The Paradise After Kim Jong Il’s Era)’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습니다. 라우 대표는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직접 보니 북한을 ‘낙원’이라고 부르는 당국의 선전선동이 얼마나 모순인지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이와 같은 제목을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라우 대표는 기금만 모을 수 있다면 홍콩에서 북한인권영화제를 매년 개최해 북한 인권 개선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