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과 영국 등의 대북인권 단체들은 유엔 북한인권 사무소가 23일 서울에서 공식 개소한 데 대해 북한의 인권유린 책임자 처벌을 위한 커다란 진전이라며 일제히 환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인권단체들의 연합체인 미국 워싱턴의 ‘북한자유연합’ 수잔 숄티(Suzanne Scholte) 대표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는 북한의 인권 유린 책임자 처벌을 위해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숄티 대표 :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때까지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모으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오늘 개소한 유엔 인권사무소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이 자행하고 있는 반 인도적 범죄에 대한 조사와 기록 활동을 계속 펼쳐 나가야 합니다.
숄티 대표는 그러면서 자신도 미국에서 북한 정권의 돈줄을 막고 인권 유린 책임자 등에 대한 조준된 제재를 촉구하는 대북제재이행법안(H.R. 757)의 조속한 통과를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말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이 법안이 하원 전체회의와 상원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인터넷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도 이날 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유린을 종식시키는 운동에 있어 중대한 진전이라고 인권사무소 개소를 환영했습니다.
이 단체의 필 로버트슨(Phil Robertson)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북한의 반 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인권 유린 책임자를 국제 법정에 세우기 위한 정규직 유엔 전문가단이 설립되었다는 것을 북한 지도자가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는 너무나 오래 침묵하며 인권유린 피해를 당해 온 수 백만 북한 주민에게 정의를 실현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휴먼라이츠워치는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앞으로 긴밀하게 협력할 계획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영국의 세계기독교연대(CSW) 머빈 토마스(Mervyn Thomas) 총재도 성명을 통해 유엔 북한인권사무소 서울 개설을 환영했습니다. 토마스 총재는 북한의 반 인도적 범죄를 기록해나갈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도울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지난해 2월 보고서에서 현대사회 어느 국가에서도 북한과 같은 심각한 규모와 성격의 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고, 북한 주민은 계속해서 ‘말할 수 없이 잔혹한’ 인권유린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유엔 북한인권사무소가 개설되자 북한이 억류 중인 두 명의 한국인에 대해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 혐의를 씌워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하고, 참여 의사를 밝혀온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도 불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날 외무성 담화를 통해 한국이 유엔 인권사무소라는 ‘유령기구’를 조작해 체제 도전과 대결을 고취한다고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