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영국의 대표적 지한파 의원인 데이빗 앨튼 상원의원은 영국이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격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영국 의회 내 초당적 모임인 ‘북한에 관한 상하원 공동위원회(APPG: All-Party Parliamentary Group on North Korea) 공동의장인 데이빗 앨튼 상원의원은 반 인도적 범죄 행위를 자행한 북한 정권에 대한 책임 추궁 문제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영국 정부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격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앨튼 의원 : 민주 국가들은 북한 관리들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해야 합니다. 북한 정권의 대표들은 반 인도적 범죄 행위에 공모한 죄로 체포해 재판에 회부해야 합니다. 또한 영국은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격하시켜야(downgrade our British diplomatic presence) 합니다.
평양 내 영국대사관의 존재는 북한 당국에 의해 모욕적인 대우를 받는 반면 북한 정권에 ‘헛된 정당성(veneer of legitimacy)’을 부여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앨튼 의원은 지난 13일 영국 상원에서 개최한 북한과의 외교, 대북 제재, 북한 공작원, 반 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인권유린을 자행한 북한 정권에 대한 책임 추궁 등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이 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은 정권의 생존 만을 추구하며 국민을 굶주리게 하는 잔혹한 전체주의 국가라고 앨튼 의원은 꼬집었습니다. 정상적인 국가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앨튼 의원은 그러나 북한 주민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가장 위험한 선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앨튼 의원 :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이 아직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안보와 인권에 대한 우려를 결합한 빈틈없이 효과적이고 이성적인 외교정책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반면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북한을 네 차례나 방문하고 북한과의 ‘비판적 교류’를 추진해 온 앨튼 의원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로 인한 한반도의 위험 상황이 재앙적인 지경에 다다르고 있다며 이번 토론회를 개최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학정과 억압이 없고, 자유와 정의를 바탕으로 한 미래를 누릴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해 인권 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인권단체 세계기독교연대(CSW)의 벤 로저스 동아시아팀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영국 정부가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권고 사항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의 인권위기 문제가 규칙적으로 논의되도록 영국 정부가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면서 이번 토론회가 북한의 인권과 안보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적시에 열린 중요한 행사였다고 강조했습니다.
로저스 팀장은 2010년 앨튼 의원과 캐롤라인 콕스(Caroline Cox) 상원의원 등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후 ‘벽이 아닌 가교를(Building Bridges Not Walls: the Case for Constructive, Critical Engagement with North Korea)’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등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인한 안보위기 고조 등으로 영국과 유럽국가들이 대북 강경 정책을 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