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길남 씨, 유엔 인권이사회 참석해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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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통영의 딸' 신숙자 씨의 남편인 오길남 씨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이번 주 직접 참석해 북한 수용소에 강제로 구금돼 있는 가족 등 정치범의 석방을 호소할 예정입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오는 27일부터 이틀간 제네바에 머물 예정인 오길남 씨는 유엔 인권이사회 네 번째 의제(Item 4)인 시리아 등 개별국가 인권상황을 논의하는 27일 혹은 28일 회의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 특히 가족들의 강제 구금 상황에 대해 발언할 예정입니다.

오 씨와 함께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석할 예정인 한국 ‘열린북한방송’의 권은경 국제팀장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오 씨는 인권이사회 발언을 통해 자신의 가족을 석방시키는 것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해체를 위한 첫 걸음이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권은경 국제팀장: 오길남 박사님의 가족 구출 캠페인 자체가 전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들, 무고한 그들을 구출해내는 첫 걸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20만 명의 북한 정치범 수감자들은 모두 (북한 당국에 의한) 반인도적 범죄의 희생자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입니다.

권 팀장은 또 오 씨가 이사회에서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WGAD)이 오 씨의 부인인 신숙자 씨와 두 딸이 북한에 강제 구금됐다는 판정을 내린 것에 대한 사의도 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권 팀장은 오길남 씨가 이 같은 인권이사회 발언 외에도 제네바에서 1인 시위, 또 북한 대표부 방문 일정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은경 국제팀장: 만약 28일 발언이 확정이 되면 27일 오 박사님이 제네바 유엔 광장에서 1인 시위를 할 계획입니다. 또 북한 대표부를 방문해서 (북한 당국에 보내는) 편지를 전달할 계획입니다.

오길남 씨는 제네바로 떠나기 앞서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자신이 유학했던 독일(도이췰란드) 등 유럽 국가들이 적극 나서주면 북한이 자신의 가족을 석방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오길남 씨: 애들(제 딸들)이 한국에서 북한으로 간 것이 아니라 독일에서 살다가 아빠를 따라 간 것이기 때문에 독일이 강하게 요구하면 보내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오 씨는 최근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스웨덴 국왕도 신숙자 씨와 두 딸에 대해 관심을 표했다면서 특히 독일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이 북측에 오 씨 가족 석방을 강하게 요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오길남 씨의 인권이사회 참석과 관련해 제네바 외교 소식통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오 씨가 이사회 네 번째 의제인 개별국가 인권상황이 논의되는 27일과 28일 중 둘째 날 오전 민간인권단체(NGO)에 할당된 시간에 발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오 씨에게 약 2분 간 발언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오 씨의 발언 이후 북한 측에서 답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으며 오 씨의 발언도 공식적인 인권이사회 문서로 남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국가 차원이 아니라 오 씨와 같은 개인적 사례가 언급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특히 피해자인 오 씨가 직접 발언에 나섬으로써 북한 당국의 인권 유린 상황이 국제사회에 더 효과적으로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오길남 씨의 아내 신숙자 씨는 독일에 간호사로 파견돼 일하던 중 유학생이던 오길남 씨와 결혼해 살다가 1985년에 가족들과 함께 월북했고 오 씨는 1986년 혼자 북한을 탈출했습니다.

그 후 신 씨와 두 딸은 수용소를 전전하며 비참한 삶을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4월 북한 측은 신 씨가 간염으로 사망했다고 통보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