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의 송환운동을 펼치고 있는 오길남 박사가 남측 적십자사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습니다. 북한에 남아 있는 두 딸을 만나기 위해서인데요. 향후 북한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4월 북한 당국은 월북했다가 북한을 탈출한 오길남 박사의 부인 신숙자 씨가 간염으로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사망 통보를 접한 오 박사는 북한의 서한을 믿을 수 없다며 두 딸과의 만남을 요구했습니다.
이후 오 박사는 유엔 등 국제사회를 통해 송환운동을 펼쳤습니다. 한 가닥 희망이라도 잡아보려는 심정으로 오 박사는 4일 서울 대한적십자사를 방문해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오길남: 만나서 일회성으로 끝나고 영원히 못 만난다 할지라도 금강산이든지 어디든 상봉행사가 열리면 일단은 나가서 만나보고 싶습니다.
오 박사의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도운 북한 인권단체들은 상봉의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인 생사가 확인된 만큼 북한 당국이 어떤 형식으로든 답변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2006년 6월 10일 북한 당국은 김영남이 남쪽에서 찾고 있던 납북자임을 시인하고 남측 적십자에 통보해서 이산가족 상봉을 한 적 있습니다.
최홍재 남북청년행동 대표: 대한민국의 품으로 혜원, 규원을 구해내는 게 우리의 꿈이 됐습니다. 저는 전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유엔이 함께 하고 있고, 우리 국민이 한결같이 바라고 있고, 유럽에서도 많은 관심이 있고, 이것이 정의이기 때문입니다.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받은 대한적십자사는 남측이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 접촉을 북측이 계속 거부했다면서 추석 때 상봉 행사가 열리기는 어렵지만, 향후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허정구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장: 오늘은 일단 오길남 박사님이 이산가족으로서 북쪽에 있는 가족을 찾아달라고 신청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날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끝낸 오 박사는 곧바로 출국해 9월 6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뉴욕과 워싱턴 등에 머물며 또다시 송환운동을 펼칩니다. 특히 7일에는 뉴욕 유엔 북한대표부 앞에서 현지 교민들과 함께 항의집회도 열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