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고아들을 위해 각 도소재지들에 '육아원'을 두고 있지만 운영 실태는 열악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당위원회가 '꽃제비'들을 도운 사실이 감동을 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새해를 맞는 북한 주민들 속에서 꽃제비(고아)들의 자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길주군 당위원회와 길주펄프공장 노동자들의 신선한 노력이 감동을 주고 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5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나라에서 부모 없는 고아들을 위해 중등학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수용된 고아들은 필사적으로 중등학원을 탈출하고 있다”며 “생활시설이 얼마나 열악하면 아이들이 탈출을 해 꽃제비로 방황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와중에 최근 길주군에서 벌어진 꽃제비 관련 이야기가 주민들 속에서 큰 화제로 되고 있다”며 “화제의 꽃제비들은 2015년 3월 길주펄프공장에서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뒤 청진시 중등학원으로 보내진 오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 오누이는 2015년 5월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중등학원을 탈출해 길주군으로 돌아왔다”며 “지난해 9월에는 중등학원에 있던 남동생의 친구들 3명과 함께 탈출해 길주장마당과 쓰레기장을 뒤지며 살아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들이 주워 모은 담배꽁초 필터는 kg당 우리(북한) 돈 4만원으로 이불 솜으로 쓰이고 낡아 버려진 가방들은 조각을 내 의자나 소파를 만드는데 팔린다”며 “요즘은 쓰레기를 주워 살아가는 꽃제비나 늙은이들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길주군 꽃제비들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길주펄프공장 노동자들이 그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길주군 당위원회가 식량을, 여성동맹이 담요와 옷가지, 그릇을 마련해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아버지의 동료들인 펄프공장 운수직장, 보일러직장 노동자들이 먼저 집을 지어주기로 뜻을 모으면서 공장이 통째로 그들을 위해 분발했다”며 “사연을 알게 된 길주군 당위원회가 여성동맹에 지시해 힘을 보태주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올해 15살인 누이와 13살인 남동생, 함께 탈출한 어린 꽃제비 3명은 지난해 12월부터 길주군 제2중학교에서 공부를 한다”며 “길주군 여맹에서 돌보는데 각박한 세상에 따뜻한 소식이라 감동이 더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