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박 “북 억류 곰즈와 친구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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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Aijalon Mahli Gomes) 씨는 앞서 북한에 억류됐다 석방된 미국인 로버트 박 선교사와 친구 사이이며, 평소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지난해 12월 북한에 무단 입국해 억류됐다가 지난달 석방된 미국인 선교사 로버트 박(29) 씨는 23일 미국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에게 보낸 전자 우편을 통해, 현재 북한에 억류돼 있는 곰즈씨와 친구 사이이며 곰즈씨의 안전을 우려한다고 말했다고 숄티 대표가 24일 자유아시아 방송에 밝혔습니다.

숄티: 로버트 박이 이메일을 저에게 보내 곰즈씨가 좋은 친구라고 밝히고 신변을 걱정했습니다.

박씨가 숄티 대표에게 보낸 전자 우편에 따르면, 박씨와 곰즈씨는 지난해 서울의 교회에서 만났으며 두 사람 모두 독실한 기독교 인으로 북한의 인권과 종교 자유 문제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나누며 친분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박씨와 함께 활동했던 남한의 시민단체 ‘팍스 코리아나(Pax Koreana)’의 조성래 대표도 24일 자유아시아 방송과 한 전화 통화에서 곰즈씨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집회에 참석했다며 당시 눈물을 흘리며 열심히 기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조성래 : 로버트 박 씨와 친분도 있고 북한에 관심이 아주 많았던 사람입니다. 로버트가 현재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보면서 기도하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조 대표는 곰즈씨가 이후 1월 임진각에서 대북 전단지를 날리는 행사에도 참석해 북한의 인권 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하고, 특히 북한에 억류된 박씨의 신변 안전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며 우려는 나타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곰즈씨가 참석한 북한 인권 관련 집회를 취재했던 자유아시아 방송의 기자는 굶주림으로 뼈만 앙상하게 남은 북한 어린이들의 사진을 담은 팻말을 들고 서있던 곰즈씨의 모습을 취재 사진에 담기도 했다면서, 곰즈씨는 추운 날씨에도 묵묵히 집회가 끝날 때까지 팻말을 놓지 않고 로버트 박씨의 석방을 촉구했다고 기억했습니다.

북한은 1월 25일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역을 통해 불법 입국한 미국인 곰즈씨를 억류했으며 그를 재판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전했습니다. 중앙통신은 이날 "조선의 해당기관에서는 불법 입국한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에 대한 범죄자료들이 확정된데 따라 재판에 기소하기로 했다"고 짤막하게 보도했습니다.

곰즈 씨가 북한에 무단 입국해 억류된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들은 그가 미국 보스턴 출신으로 독실한 기독교인이고 한국에서 영어 교사로 성실하게 생활했다고 전하며 곰즈 씨의 신상에 대해 속속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곰즈씨가 주변에 알리지 않고 왜 혼자 북한에 갔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숄티 대표는 개인적인 견해라고 전제하면서, 곰즈씨가 로버트 박 씨와 친구 사이이며 평소 북한의 종교 자유와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곰즈씨의 이번 입북도 지난해 말 무단 입북했던 로버트 박 씨의 경우처럼 종교적인 목적일 수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앞서 미국인 선교사 로버트 박 씨는 지난해 12월 25일 성탄절에 북한의 종교 자유와 인권 개선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중국에서 두만강을 건너 북한으로 자진 입국했습니다. 박씨는 북한에 억류된 지 42일 만에 석방돼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북한에서 미국의 이익보호국 역할을 하는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지금까지 4차례 곰즈씨와 면담을 가졌다고 밝히고 곰즈씨가 정당한 법적 절차를 밟기를 원한다고 북한에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