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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센터 피터 벡연구원은 통일에 대비해 지금부터 통일비용 마련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한편으로는 한국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6일 워싱턴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벡 연구원은 한반도 통일 비용이 적어도 2조 달러에서 5 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는 통일에 대비해 남북협력기금 이외에 더 많은 통일 준비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세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탈북자 교육 지원에 대해서 벡 연구원은 2만명 정도의 탈북자에 대한 몇 주간의 하나원 정착교육 만으로는 한국사회에 완전히 융화되는데 매우 어려움이 있다고 밝히고 그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문 교육 과정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벡 연구원: 현재 하나원에서는 기계공이나 미용사 같은 기술직업을 양성하고 있다고 봅니다. 북한 이탈 주민들이 대학원에 진학하고 언론인과 같은 영향력있는 전문직을 택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만 합니다. 지도자 양성 학교나 전문기술 교육기관을 통해 젊은 층의 북한 이탈 주민이 통일 후에 북한으로 가서 각 분야에서 지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합니다.
벡 연구원은 한국민이 탈북자에 대해 편견을 갖지 않도록 교육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기업이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겨우 2만명 남짓한 한국 거주 탈북자와 한국민이 융화할 수 없다면 통일 한국은 더 혼란스런 상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벡 연구원은 몇 달 전에 미국 투자금융회사인 골드만 삭스가 한반도 통일은 오랫동안 협상과정을 거치는 홍콩 모델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지만 자신이 보기에는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1989년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많은 한국인이 다음은 한국 차례라고 생각했고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은 백두산 옆에 서 있는 김 전 대통령 모습을 담은 우표를 발행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한국인의 통일에 대한 기대가 시간이 가면서 통일 비용에 대한 두려움으로 변해 급격한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벡 연구원은 밝혔습니다.
그러나, 독일은 2 조달러의 통일비용을 사용했고 5년이내에 동독 주민의 소득이 2배가 되었지만 동독 주민의 임금은 아직도 서독 주민의 70%에 불과하고 실업률도 더 높다고 벡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의 경제규모는 한국의 5%에 불과한데 한국의 절반 수준인 북한의 인구는 한국보다 더 빨리 증가해 경제적인 차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벡 연구원은 남북한 임금 격차를 줄이면 부작용으로 북한 주민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암시장에서 1대5에 달하던 서독과 동독 마르크를 1대2공식환율로 바꿔주었는데 남북한 화폐 교환율도 정책적으로 조정할 경우, 북한의 화폐가치가 지나치게 높이 책정되어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벡 연구원은 몇 달 전 골드만 삭스가 보고서에서 밝혔던 것과 같이 통일 한국의 국내총생산액이 30~40년 이내에 일본이나 프랑스보다 높을 것이라는 장미빛 예상은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한국은 경제규모나 인구, 그리고 상호 교류와 언론의 역할 등 독일의 경우보다 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벡 연구원은 한반도 주변국 중 러시아는 북한에 전기협력 등을 제안했지만 경제적인 능력이 여의치 않고, 중국은 북한과 경제교류를 계속하고 있지만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 조차 꺼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일본은 식민지배 배상금으로 약 100억 달러를 통일 기금에 내놓을 수는 있지만, 이는 몇 조 원에 다르는 한반도 통일 준비금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벡 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벡 연구원은 이산 가족 상봉과 개성공단 사업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류를 함으로써 서서히 화합을 이루고 통일에 대한 희망적인 시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