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피아니스트, 워싱턴서 연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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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에 정착한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 씨가 오는 23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 지역에서 북한 인권을 알리기 위한 연주회를 개최합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의 캐슬턴(Castleton) 시에서 오는 23일 열릴 캐슬턴축제( A Time to Break Silence : concert on Art, Freedom and North Korea in Castleton)에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 씨가 초대됐습니다. 이 축제는 젊은 음악인을 양성하고 문화적 경험을 높이기 위해 세계적인 음악가 로린 마젤(Lorin Maazel)이 설립한 샤토빌재단이 2009년부터 개최하고 있습니다. 지휘자, 바이올린 연주자,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는 마젤 씨는 2008년 당시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로 100여 명의 단원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김철웅 씨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회견에서 인권 유린에 고통받는 북한 주민에게 희망을 주는 연주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철웅 씨 : 인권 유린에 짓밟힌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이번 연주회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인권이라는 기본적인 생존권을 보장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주회도 북한 주민들이 그런 권리를 쟁취할 수 있도록 희망을 주는 음악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김 씨는 2008년 당시 한국 방송에서 보여준 로린 마젤이 이끄는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 장면에 자신의 친구들이 관람하고 있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어 더욱 감회가 새롭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씨는 평양 고위 간부의 아들로 태어나 평양음악무용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특권층이었지만 북한에서 금지곡을 연주했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자, 자유롭게 음악을 하기 위해 2002년 탈북해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김 씨는 탈북 후 미국의 유명 음악당인 카네기홀을 비롯해 캐나다 등지에서 연주한 바 있습니다.

김 씨는 이번 연주회에서 자신의 삶과 한민족의 역사를 표현하기 위해 2004년 내놓은 ‘아리랑 소나타’와 함경남도 북청지방의 민요 ‘돈돌라리’ 등 북한의 민요를 연주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씨는 이어 24일 오후 6시 버지니아주 버크 시에 위치한 필그림 교회에서 탈북자 구출을 위한 기금마련 연주회를 갖습니다. 버지니아 주 탈북인권단체 ‘재미탈북민연대’가 주최하는 ‘희망의 밤: 탈북 동포 마중콘서트’에는 김 씨 이외에 지난해 워싱턴지역 한인축제에서 우승을 한 가수 장연우 씨 등도 참여합니다.

‘재미탈북민연대’의 헨리 송 사무총장은 이 연주회 기금으로 탈북 어린이 두 명을 구해서 미국에 데려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헨리 송 : 미국에 정착한 탈북여성의 조카 두 명을 구하려고 합니다. 음악회에서 마련된 기금은 전액 탈북자 구출에 사용됩니다. 적어도 수 천 달러는 모금이 되길 바랍니다.

김철웅 씨는 26일에는 워싱턴에 위치한 조지타운 대학에서 탈북 어린이를 구출하기 위한 기금 모금 연주회를 개최합니다. 이 행사는 북한의 인권을 생각하는 이 대학의 학생단체 THINK(Truth and Human Rights in North Korea )의 도움으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