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국무부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정치범에 대한 북한 당국의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2일 공개한 의회 제출용 18쪽 분량의 '국제 교도소 실태 보고서(Report on International Prison Conditions)' 에서 북한을 대표적인 수감자 학대 국가로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일상적으로 정치범들에게 조직적으로 육체적, 정신적 학대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In North Korea, political detainees are routinely subjected to systematic physical and psychological mistreatment.)
보고서는 비정부기구와 탈북자들을 인용해 북한 수감자들이 심각한 구타와 전기고문, 나체 강요, 독방 감금 등을 당하고 있다면서 영아살해 장면을 산모가 보도록 강요하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According to numerous defector accounts and NGO reports, prisoners experience severe beatings, electric shock, public nakedness, confinement in small immobile cells, and the coercion of mothers to watch infanticide of their newborns.)
그러면서 국무부의 민주주의∙인권∙노동국이 한국의 비정부기구(NGO)와 공동으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등 수감시설 내의 인권 침해를 광범위하게 기록(document)하는 동시에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달 기자들을 만난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도 북한의 개탄스러운 인권 상황 속에서 굳이 최악의 인권 유린 행태를 꼽으라면 북한 정치범들이 수감된 강제노동수용소(gulag) 운용을 꼽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킹 특사: 북한에는 13만에서 20만 명의 정치범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수감자들의 과반 수 이상이 자신이 왜 수용소에 수감됐는지 그 이유조차 알지 못한 채 감금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죄도 짓지 않은 정치범의 가족들까지 적절한 사법절차 없이 수감하는 등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서 자행되는 인권 유린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실제 지난 23일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I)도 ‘2013년 연례 인권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선 조직적인 인권 침해가 여전히 만연하고 있다면서 특히 정치범 수용소 내의 인권 유린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보고서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2011년 권력을 장악한 이후 정치적 반대파들이 숙청당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수용소로 보내져 영양실조와 고문 등에 시달리고 있으며 적절한 의료 처치를 받지 못하고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는 수만 명이 적절한 재판절차 없이 정치범 수용소 등에 구금돼 있으며 이들은 초법적 처형과 휴일 없는 장시간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