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참혹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점증하는 가운데 이제는 구 동유럽 공산국가인 헝가리와 체코, 슬로바키아까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탄했습니다.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제20차 인권이사회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28일 개별 국가 인권상황(Item 4)에 대해 논의하는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장.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탄한 나라는 모두 9개국입니다.
전통적으로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미국과 캐나다, 스웨덴, 호주, 일본 그리고 스페인도 북한의 인권 문제, 특히 정치범수용소 문제를 집중 거론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특이했던 점은 공산당이 집권했던 경험이 있는 구 동구권 나라인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까지 북한의 참혹한 인권 상황을 비난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슬로바키아 대표는 북한에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후에도 인권 개선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개탄했습니다.
슬로바키아 대표: 권력이양 이후에도 북한의 참혹한 인권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를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슬로바키아는 북한의 수많은 정치범수용소에 부당하게 임의 구금돼서 강제 노동에 시달리는 수감자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재차 촉구합니다. (There are no signs of potential positive shift in the abhorrent human rights situation in DPRK after its leadership transition. We once again draw international community's attention to the unjustifiable suffering of those subjected to forced labour and detention, on an arbitrary basis, in numerous political prison camps.)
헝가리 대표도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실태 등 참혹한 인권 상황을 비난했습니다.
헝가리 대표: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는 수십만의 수감자들이 참혹하게 또 체계적으로 인권을 유린당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정치범 수감자는 약 2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은 물론이고 그 가족들도 공정한 재판 없이 갇혀있는 상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In the prison camps of the DPRK reportedly hundreds of thousands of people are detained whose human rights are gravely and systematically violated. In the known political prison camps the total number of political prisoners is estimated 200,000 where their families are also confined without a fair trial.)
또 체코 대표도 북한의 참혹한 인권 유린 상황은 국제사회의 큰 우려로 계속 남아있다고 개탄했습니다.
체코 대표는 특히 북한이 유엔의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활동에 협조하지 않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북한이 즉각 특별보고관의 활동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어 미국 대표도 북한의 정치범 수감자 수를 13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추정하면서 북한 당국은 즉각 정치범수용소를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대표:북한 당국은 정치범수용소를 반드시 즉각 철폐해야 합니다. 그 곳에는 어린이를 포함해 13만 명에서 20만 명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The DPRK must immediately dismantle political prison camps, where it reportedly holds between 130,000 and 200,000 individuals, including children, without due process.)
또 캐나다 대표는 북한 당국의 체계적인 인권 유린 사례를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거론했습니다.
캐나다 대표가 거론한 문제는 우선 임의구금과 공개처형, 고문과 강제낙태, 아동노동착취, 연좌제 적용, 정치범의 종신구금, 그리고 북송된 탈북자들에 대한 잔인한 처우 등입니다.
그 밖에 스웨덴, 스페인, 호주, 일본 측 대표도 이날 이사회에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등 열악한 인권 상황을 개탄했습니다.
제네바 외교 소식통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과거 공산국가들까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문제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과거 그 나라들도 정치범수용소와 관련된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이 소식통은 최근 전반적으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특히 북한 인권 상황 전반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 정치범수용소나 탈북자 등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북한 인권문제까지 거론되는 것이 최근 색다른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최근 북한의 핵문제 해결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미국과 한국 정부가 특히 북한의 인권 상황과 민생 문제를 집중 거론하고 있는 것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북한 대표도 이날 이사회에서 답변권을 통해 호주, 캐나다, 스페인, 스웨덴,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를 따로 지목하면서 이들의 근거 없는 대북인권 비난과 이중 잣대를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측은 이들이 그들 나라에서 횡행하는 인종혐오 범죄와 인종차별, 종교차별 등에는 의도적으로 침묵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