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재일교포 3세 영화감독이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만화영화를 제작해 전 세계에 북한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할 예정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동남아시아의 한 국가에서 거주하고 있는 재일교포 에이지 한 시미즈(Eiji Han Shimizu) 감독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3차원 만화영화 ‘노스(North)’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노스’란 영어로 ‘북쪽’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시미즈 감독 : 저는 만화를 이용해 전 세계의 잔혹하고 부당한 인권유린을 고발하는 크리에이티브 액티비스트 즉 창조적 인권운동가입니다. 수 년 전 휴먼라이츠워치의 일본지부장이 저에게 북한의 인권에 관한 작품을 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 왔습니다.
시미즈 감독은 2012년을 전후해 티벳의 종교지도자 달라이 라마,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등 자신이 존경하는 세계의 위대한 지도자의 삶을 그린 만화책을 여러 권 발간하고, 행복에 관한 기록영화 ‘해피’로 작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시미즈 감독은 달라이라마나 아웅산 수치와 같은 지도자가 민중의 힘을 모아 티벳과 미얀마의 커다란 사회적∙정치적 변화를 이끌었지만, 북한에는 구체적인 변화를 일으킬만한 중심 인물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영화 주인공인 ‘요한’이라는 인물은 북한 변화의 촉매 역할을 할 가상의 지도자를 상징한다고 말했습니다.
시미즈 감독 : 주민이 동원되어야 북한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제법정에서의 책임자 추궁, 대북 경제제재, 북한 인권 유린에 대한 유엔의 조사와 기록 등의 조치 이외에 정치적인 이야기에 인간적인 면모를 더할 수 있는 이런 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어릴 때 일본에서 부모와 함께 귀국선을 타고 북한으로 간 요한이 평양에서 요덕 수용소로 보내지는 이야기입니다. 요한은 수용소에서의 강제노역, 폭력, 굶주림 등 극도의 정신적∙육체적 어려움 속에서도 긍정적이고 따뜻한 인간애를 보여 결국에는 다른 수감자들까지 변화시키게 됩니다. 특히 요한은 동생 미희에게 자유를 찾을 수 있는 탈출의 기회를 양보하는 희생 정신을 발휘하면서 인간으로서의 존엄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시미즈 감독은 두 달 전 강연 차 유럽에 갔다가 세 살짜리 시리아 난민 어린이의 시체가 터키 바닷가에 떠내려온 사진이 공개된 것을 계기로 유럽인의 태도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단 한 장의 사진이 시리아 난민 문제에 대한 유럽인의 무관심을 진심 어린 관심으로 변화시켰다는 설명입니다.
시미즈 감독은 자신이 기획 중인 영화도 세계 각국 정부, 인권단체나 개인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협력하고 단결하는 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