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북한 정치범수용소 해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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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자유주간' 이틀째를 맞은 어제, 탈북자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참혹한 실태를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생존자들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 모였습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참상을 고발하고, 북한 인권 개선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섭니다.

요덕수용소 출신 탈북자 김영순 여사의 말입니다.

김영순 : 북한의 요덕수용소는 한 마디로 날아다니는 것은 다 잡아먹고, 기어 다니는 것도 다 잡아먹고, 심지어 돋아나는 풀도 다 뜯어 먹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수감 피해자뿐만 아니라, 수감자의 경비를 맡은 사람도 증언자로 나섰습니다. 회령수용소에서 경비원을 지낸 탈북자 안명철 씨는 그곳 생활의 참상과 자신의 처절한 삶을 증언했습니다.

안 씨는 짐승 같은 생활을 하는 정치범수용소의 수감자들을 기억해 달라며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안명철 : 다른 민족도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해 이렇게 활동하고 노력하는데, 정작 당사자인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왜 북한 인권에 대해서 외면을 하는지 안타깝고 답답합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북한전통요리 전문가인 탈북자 이애란 씨도 증언자로 나왔습니다. 이 씨는 지난 1997년 4개월 된 갓난아이를 데리고 탈북해 갖은 역경을 이겨내고 한국에서 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입니다.

이 씨는 회견에서 “북한 인권문제 해결 없이는 북한의 개혁 개방도,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도 있을 수 없다”며 북한인권법 제정을 눈물로써 호소했습니다.

이애란 : 국회의원님들 제발 북한인권법 좀 통과시켜주십시오. 북한인권법이 통과됐다고 해서 모든 북한 인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인권법이라도 통과시키면 나중에 억울하게 죽은 우리 북한 동포들에게 조금이라도 변명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난 2월 17일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최종보고서에 의하면 북한 정권은 전 세계에서 최악의 전체주의 체제이며, 극악한 정치범수용소 운영 등 역사상 유례없는 인권 유린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엔은 북한에서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와 관련해 북한 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세우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