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덕수용소 수감자 180명 신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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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2004년 일본 후지 TV가 공개한 북한내 정치범 수용소로 알려진 함경남도 요덕군 요덕수용소에 수감된 부녀자들의 모습.
사진은 지난 2004년 일본 후지 TV가 공개한 북한내 정치범 수용소로 알려진 함경남도 요덕군 요덕수용소에 수감된 부녀자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 요덕수용소 출신 정광일씨가 동료 수감자 180명의 신상 정보를 담은 보고서를 공개합니다. 이 보고서는 최근 서울에서 개소한 유엔 인권사무소에 제출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요덕수용소의 서림천 혁명화구역에 수감되었던 180명의 이름과 나이, 수감 이유 등의 정보가 담긴 보고서가 26일 공개됩니다.

이 보고서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요덕수용소에 갇혀 있었던 탈북자 정광일 씨가 자신의 기억에 기초해 작성했습니다. 제목은 ‘요덕수용소의 내 동료 수감자들: 서림천과 함께 사라진 180인’입니다.

권은경 '북한 반 인도범죄 철폐 국제연대'(ICNK) 사무국장: 그간 북한 내 수용소에서, 처형장에서, 또 지하감방에서 이름 없이 사라진 수많은 생명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광일 씨 한 사람의 기억으로 인해 180명의 이름이, 이 사람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기록된다는 그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죠.

서림천 혁명화구역은 “지난해 5월경 해체가 시작돼 10월 말경에는 모든 시설물이 철거된 것으로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고 ‘북한 정치범 수용소 피해자 가족협회’ 대표를 맡고 있는 정광일 씨는 설명했습니다.

정 씨는 자신이 수감돼 있을 당시 “400여명의 수감자가 서림천에 있었다”면서 “지금은 서림천 자체가 사라졌고, 이 보고서의 180명을 포함해 이들 400여명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이들의 행방에 대해 북한 당국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의 구체적 내용은 2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권은경 사무국장은 기자회견 직후 이 보고서를 서울 종로구 소재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간 발표된 북한 정치범 수용소 관련 보고서들에 따르면 북한에 현존하는 4개의 정치범 수용소에는 8만~12만 명이 수감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