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를 고발하는 탈북자 신동혁 씨에 관한 영문판 서적이 한국어, 중국어와 산스크리트어 등 20개 언어로 번역될 예정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의 기자 출신 블레인 하든(Blaine Harden)씨가 개천 관리소에서 태어난 탈북자 신동혁 씨의 삶을 영어로 기술한 책 ‘Escape from Camp 14’ 즉 '14호 관리소에서의 탈출'이 네덜란드, 포르투갈, 덴마크, 핀란드 등 약 20개국 언어로 번역될 예정입니다.
하든 씨는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유럽에서도 온갖 인권 유린의 참상이 벌어지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점점 많은 출판사와 번역 계약을 맺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든 씨: 제 책이 덴마크어, 핀란드어, 노르웨이어 등으로 번역됐습니다. 몇 달 전 출간된 프랑스어를 포함해 이달 말까지 9개 언어로 출간될 예정이고요. 한국어, 중국어는 물론 폴란드어, 러시아어, 슬로바키아어, 산스크리트어, 그리고 이번 주 계약한 헝가리어까지 포함해 20개 언어로 출간됩니다.
하든 씨는 자신의 책을 홍보하고 북한 인권 실태를 알리기 위해 신동혁 씨와 함께 지난3일부터 오는 12일까지 덴마크의 코펜하겐, 핀란드의 헬싱키 그리고 노르웨이의 오슬로를 방문 중입니다. 북한의 제14호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고 자란 신동혁 씨의 증언을 들은 이들 나라의 언론과 주민들은 한결 같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철폐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도울 수 있는지 질문한다고 하든 씨는 말했습니다.
하든 씨: "북한의 인권 유린을 막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하면 좋겠습니까?"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쉬운 답은 없겠지요? 이렇게 북한 인권 유린의 실태를 전 세계에 알려 미국, 유럽국가, 국제기구가 북한에 정치적 압박을 가하도록 하는 것이 신동혁씨나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겠죠.
자신의 어머니와 형의 수용소 탈출 계획을 밀고해 그들의 죽음을 목격하고도 죄책감을 모를 정도로 가족간의 사랑도 모르고 자란 신동혁 씨의 이야기에 미국과 캐나다.유럽 국가 등에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철폐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덴마크의 유력 정치문화 주간지(Weekendavisen )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는 우리 모두의 양심에 대한 모독"이라고 평했고, 캐나다 공영방송의 오전 뉴스 프로그램 The Current는 과거 10년 간 방송된 내용 중 신 씨에 관한 프로그램을 "가장 분노할 만한 이야기 중 하나(the most provocative)"로 꼽는 등 세계 각지에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scape from Camp 14’ 즉 '14호 관리소에서의 탈출'은 영어로 발간된 지 1주일 만인 지난 4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책 목록에 올랐습니다. 하든 씨는 9월 현재까지 미국에서만 10만 부 이상이 팔렸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