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운용을 '사악한 제도(evil system)'로 규정하면서 즉각 폐쇄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논의하는 장관급 회의가 23일 미국 정부 주도로 처음 열렸습니다.
미국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진행한 이날 행사에서 케리 국무장관은 고문과 강제 낙태 등 북한 당국의 잔인하고 조직적인 인권 유린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인권 유린이 일상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를 요덕, 화성, 개천 등 명칭까지 일일이 거론하며 즉각 폐쇄하라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존 케리 장관: 오늘 여기 모인 사람들이 북한 정부에 말합니다. 사악한 제도인 정치범 수용소를 폐쇄해야만 합니다.
케리 장관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잔혹한 인권 유린 실태가 낱낱이 밝혀졌다면서 더 이상 이를 외면하거나 침묵해선 곤란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국의 윤병세 외교장관은 북한이 최근 국제사회와의 인권대화를 거부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남북한 간 인권대화도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윤병세 장관: 남북 간에도 인권대화와 인도적 문제 전반에 대한 포괄적 협의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납북자 문제와 국군포로, 이산가족 관련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습니다.
케리 장관의 초청으로 이날 행사에 참석한 탈북자 신동혁 씨는 북한의 독재자가 북한 주민에게 고통을 줄 권리가 없다면서 북한에서 고통당하고 있는 형제들을 구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또 제이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행사에 참석해 북한의 인권 유린에 대한 조사와 기록 뿐 아니라 가해자에 대한 책임 추궁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 한 이날 행사에는 한미 양국 외교장관을 비롯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오스트랄리아 쥴리 비숍 외무장관 그리고 북한 인권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 측은 23일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개최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북한 내 인권 침해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리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