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 가족을 두고 내려온 실향민과 탈북민에게 한반도의 분단은 너무나 큰 아픔인데요. 지난 27일 평양 출신인 실향민과 탈북자들이 함께 모여 고향을 그리며 잔치를 벌였습니다.
서울의 이수연 기자가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현장음) '눈물젖은 두만강'
평양 출신의 한 실향민이 옛날 노래, ‘눈물 젖은 두만강’을 부릅니다.
참가자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고향을 생각하며 옛 추억에 잠긴 듯 눈물을 흘립니다.
실향민: 오늘 이런 자리에 오게 되어 대단히 기쁩니다. 저의 고향은 평양시 서성리구요 당시 평양제1고등학교를 다니다 1951년 1.4후퇴시기 남한으로 왔습니다.
노래자랑이 끝나고 즐거운 선물(경품)추첨 시간입니다. 참가자들이 각자 받은 번호표를 보면서 당첨자가 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이경남: 우리 아버님 고향이 북한이기 때문에 통일은 더 애틋하고 꼭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어르신들이 돌아가실 날이 얼마 안 남았거든요, 그래서 더 빨리 통일이 되는 게 바람입니다.
정태호: 저는 매년 참석하는데요, 할아버님 고향이 평양이라서 저도 평양시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올 때마다 어르신들을 보면 가보지는 못했지만 평양에 대한 애향심이 더 생기는 것 같습니다.
곳곳에 탈북자들도 눈에 띕니다.
김봄이 탈북자: 고향에 온 것처럼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구요, 다른 데에서 느낄 수 없는 같은 고향사람들의 정과 마음과 말투 행동들을 보면서 정말 고향에 온 것 같아 너무 행복합니다.
이날 행사는 평양시민대회입니다. 평양 출신의 실향민과 탈북자들이 모여 노는 잔치입니다.
평양시민대회는 해마다 10월 서울 한양공업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리는데, 올해는 비가 오는 관계로 강당에서 열렸습니다.
이현재 : 운동장에서 더 거창하게 북한의 문화예술을 보여주려고 했는데요, 오늘은 비가 와서 강당에서 조촐하게 차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평안남도에서 평양시가 으뜸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일 성대하게 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한민족이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이 더 성장해 가는 것이 바람입니다.
이날 행사는 다채로웠습니다. 이 중 노래자랑과 북한 전통 춤이 가장 인기를 얻었습니다.
평양건무팀과 평남향두레놀이단이 선보인 북한의 전통춤, 검무와 민속춤은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