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자는 남한의 제의를 거부했습니다. "그럴만한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 문제를 논의할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자는 남측의 제안을 북측이 6일 거부했습니다. 남측의 공식 제안이 있은지 하루만입니다.
이유는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게 뭘 뜻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북측이 한미 군사훈련을 문제삼은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적어도 3월 한달간은 북한이 계속 공세적인 정책을 취할 것 같습니다. 왜냐면 지금 한국과 미국이 연합 훈련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의 제안을 받아들이긴 어렵겠지요.
지난달 24일 시작된 지휘소 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은 6일 종료되지만, 실제 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은 다음달 18일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그럼에도 북측은 남측과의 대화 통로를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날 대남 통지문에서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는 남북 적십자간 협의로 해결될 성격이 아니다”라고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북측이 적십자 실무접촉이 아니라 고위급 접촉을 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습니다. 따라서 북측은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며 남북 고위급 접촉을 갖자고 남측에 역제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지난 2월 8일 남북은 청와대와 국방위원회간의 ‘고위급 접촉’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통일부는 북측이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거부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북측이 우리측 제의에 호응해오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이산가족 문제는 그 어떠한 사안과 연계됨이 없이 남북간에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이며, 남북관계 발전의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