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북 홍수 피해 지원금 두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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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국제적십자사가 지난달 두 차례 홍수 피해를 입은 북한에 대한 재난구호긴급기금을 47만여 달러로 늘렸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국제적십자사가 지난달 초 황해남도 등에 내린 홍수로 피해를 입은 900여 가구에 이어 지난달 중순 라선 지역의 집중호우 피해로 인한 1천 300여 가구를 추가로 지원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재난구호긴급기금(Disaster Relief Emergency Fund:DREF) 액수를 늘렸습니다.

국제적십자사 베이징지부의 대변인은 지난달 21일 할당된 재난구호긴급기금 20여 만 달러를 47만여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대변인 : 북한 홍수로 인한 저희 단체의 긴급기금 배정이 26만 스위스 프랑 즉 27만여 달러에서 46만 여 스위스 프랑으로 늘었습니다.

구호품 분배와 위생 증진, 특히 안전한 식수 공급을 위한 수질정화 작업에 투입될 인력 동원과 재난에 대비해 비축할 식품 이외의 구호물품을 추가 구비하는데 필요한 액수입니다.

국제적십자사가 8일 발표한 최신 홍수 피해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북한 1년 강수량의 절반이 넘는 320여 밀리미터의 비가 내려89명이 목숨을 잃고 10명이 실종되는 등 총 2만 2천 600여 명이 수해를 당했습니다. 또 1천 400여 가구가 집을 잃었고 4천 800여 가구가 부분적으로 파손되거나 임시가옥에 거주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국제적십자사는 북한 조선적십자회 등의 피해 상황 보고를 인용해 특히 두 번 째 홍수로 인해 인구 20여 만 명의 라선 특별경제구역이 48시간 가량 무릎까지 물 속에 잠겨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전력망이 무너져 3일간 정전사태가 발생한데다, 전략적인 요충지에 있던 다리가 적어도 두 개 이상 파손되면서 라선에 대한 공급체계 악화와 심각한 교통 지연을 가져왔다는 지적입니다. 조선적십자회는 라선에서 6개 병원, 11개 학교와 15개 유치원 등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라선시의 선봉구역에서는 수도시설이 파손되면서 주민들이 홍수로 오염된 물을 마셔야 하는 상황이어서 수인성 질병 발생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수해지역 주민 대부분이 공공건물이나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어 음식, 안전한 식수와 위생시설 부족이 심각하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라선에 수질정화제를 보급하는 한편 적어도 한 달 간 수질정화팀을 파견해 안전한 식수를 공급해야 한다고 국제적십자사는 강조했습니다.

국제적십자사는 조선적십자회와 공동으로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라선 지역의 홍수 피해 실태 조사를 실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