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종교활동 ‘일시적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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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내에서는 종교활동이 여전히 비밀리에 행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사회통제가 강화돼 종교활동이 "일시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는 100명 중 한 명 꼴로 종교 활동에 몰래 참가하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탈북자를 상대로 조사해 16일 공개한 ‘2013 북한종교자유백서’에 따르면, 비밀 종교활동 참가 경험 여부를 묻는 문항에서 1.3%에 해당하는 103명의 응답자가 “몰래 참가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그 규모는 과거와 비교하면 줄어들었습니다. 비밀 종교활동 참가자 규모는 2008년 0.7%를 기록한 후 계속 상승세를 보였고 2011년엔 2.2%로 정점을 기록한 후 2년 연속 하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북측 당국이 사회 통제를 강화한 게 원인으로 분석됐습니다.

정재호 북한인권정보센터 연구위원: 종교도 북한 체제를 위협하는 '독'과 같은 요소이기 때문에, 종교 활동에 대한 통제가 굉장히 강화됐다고 봅니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종교 활동이 수면 아래로 들어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정 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북한 내 성경책 확산 등을 고려할 때, 향후 북한에서 사회통제가 느슨해지면 비밀 종교활동은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현재 국면은 “일시적 소강상태”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내 지하교회의 규모와 성경책 확산 정도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에서 생활할 당시 성경을 본 경험을 갖고 있다는 응답자 비율은 4.2%(346명)으로 나타났습니다.

2000년 이전에 북한에서 성경책을 본 사례는 0.5% 이하로 매우 드물었지만, “민간 종교단체의 적극적 활동으로 인해 최근에는 북한에 성경 유입이 증가”했고, 2012년에는 성경을 본 적이 있다는 사람이 8.4%까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1년 만에 절반으로 떨어져 4.2%를 기록했고, 그 이유도 최근 강화된 북측의 사회 통제가 뒤늦게 표면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정재호 연구위원은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2007년 이후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8,575명의 종교자유에 대한 인식조사에 기초해 이뤄졌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2008년 이후 매년 북한 종교자유 백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