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관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가 2일 북한을 전 세계 최악의 종교탄압 10개국에 포함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국제종교자유위원회가 2일 북한을 종교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특별우려국(Countries of Particular Concern)’으로 재지정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이 단체는 이날 발표한 연례 종교자유보고서(Annual Report of the U.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에서 북한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권고했습니다.
보고서는 미국의 대통령, 국무부, 의회 등에 권고하는 전 세계30여 개국의 심각한 종교 탄압을 개선하기 위한 미국의 정책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2001년 이후 북한을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해 왔습니다.
보고서는 김 씨 일가에 대한 숭배 사상 주입 때문에 주민들이 종교의 자유 등 개인적인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종교 활동을 한 사람들에 대한 체포, 고문, 구금, 심지어 처형 등 엄격한 처벌로 인해 북한 주민들은 비밀리에 신앙 생활을 한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종교 중 특히 기독교에 대한 북한 당국의 탄압이 가장 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수용소에 수 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수감돼 있으며 인도적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 특히 한국계 외국 시민을 허위로 혐의를 씌워 억류하곤 한다고 밝혔습니다. 외교적인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서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은 2015년 한 해만 해도 20여 년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했던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를 지도자에 대한 모독을 했다는 애매 모호한 혐의로 억류했고, 한국인 목사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를 ‘지하교회 활동을 통한 간첩혐의’로 억류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북 선교 사업을 하고 있는 미국인 에릭 폴리 목사는 북∙중 국경지역인 중국 지린성 장백에서 지난달 30일 살해된 한충렬 목사의 죽음이 북한 요원에 의한 것이라는 정황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중국에서 활동하는 기독교 목사와 선교사의 활동을 북한 정권을 위협하는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단속을 강화했다는 정황이 최근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한 목사의 죽음에 북한이 개입돼 있다면 북한이 국경을 넘어 외국에서까지 종교를 탄압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대북인권단체 ‘북한정의연대’ 대표인 정 베드로 목사는 이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고 중국 내 탈북자 인권 개선 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대표 : 중국이 탈북자를 보호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데 협력해야 합니다.
이번에 특별우려국 지정을 권고 받은 나라는 북한 이외에도 미얀마, 중국, 에리트레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타지키스탄 등 17개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