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종교자유 실상 ‘모션그래픽’으로 고발

0:00 / 0:00

앵커: 남한의 북한인권 단체가 16일 북한 당국의 인권침해를 고발하는 내용의 모션그래픽, 즉 사진과 삽화를 이용해 만든 동영상을 발표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보고서에 기반해 '종교의 자유 침해'를 주제로 만든 이번 작품은 중남미 3개국 '북한인권주간' 행사에서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의 인권침해 상황을 국제사회가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활동하는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는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언론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당국이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실상을 모션그래픽, 즉 사진과 삽화를 이용해 만든 동영상에 담아 고발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초 발표한 ‘사상표현의 자유 침해’에 이은 두 번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유엔의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에 기반해 제작됐습니다. 2014년 2월 발표된 이 보고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인권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책임자를 제재하도록 권고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습니다.

권은경 ICNK 사무국장 : 유엔 특별보고관께서 북한인권조사위원회 결과 보고서가 나온 이후에 시민사회에 요청한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인권운동에 있어서 동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조사위원회의 결과 보고서를 그림으로 만든 영상(모션그래픽)으로 제작함으로써 대중 속에서 동력을 유지하고 또 그 동력을 국제사회에서 널리 확장하겠다는 취지가 있습니다.

이날 발표된 모션그래픽은 중국,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 여덟 개 언어로 제작됐습니다. 중남미권 언어가 포함된 게 눈에 띕니다.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 재고”가 목표라고 권 사무국장은 설명합니다.

권은경 ICNK 사무국장: 중남미 지역은 북한인권 문제에 있어서 (유엔 결의안에 대한) 찬성 국가도 많습니다만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오가는 국가도 많습니다. 그런 나라들을 북한 인권 개선을 지지하는 나라로 전환시키는 역할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권 사무국장은 “지난해 발표한 모션그래픽 제1편의 경우 아프리카 남부의 보츠와나와 북유럽의 스웨덴 등에서도 북한 인권에 대한 교육 자료로 활용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이번에는 여덟 개 언어로 제작하는 만큼 보다 많은 나라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 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는 북한 인권에 대한 전세계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여전히 크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종교의 자유를 침해받고 있는 북한의 실상을 이번에 모션그래픽으로 제작해 알린 것처럼 앞으로도 다양한 수단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 : 목표는 ICC에 제소해서 김정은을 비롯한 책임 지도부를 처벌하는 것이지만 그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북한인권 (인식) 확산입니다. 이를 위해 영화, 유튜브, 다큐멘터리, 활동가와 단체들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이런 모든 것들을 다양하게 활용해야 합니다.

한편, 이날 공개한 모션그래픽은 오는 19일부터 칠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중남미 3개국에서 진행하는 ‘북한인권주간’ 행사와 오는 10월로 예정된 독일 베를린 북한인권영화제에서도 상영할 계획입니다.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는 앞으로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담긴 대북 인권 개선을 위한 권고안 등을 모션그래픽으로 추가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