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북송저지에 납북자 가족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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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강제 북송을 막아달라는 각계의 목소리가 연일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6.25전쟁 납북자 가족들도 한국 주재 중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탈북자 강제 북송을 즉각 중단하라”고 중국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Save my friend~!!” “우리 친구를 살려주세요~!!”

28일 서울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 붉은색 바탕에 노란색 글씨로 ‘중국에 호소합니다. 탈북자 강제북송은 이제 멈추어야 합니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집회 참가자들이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6.25전쟁 납북자 가족들입니다.

[녹취:

이상일,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

] “중국에 억류된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가 온 나라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요즘 6.25전쟁 중 사랑하는 가족을 북한에 빼앗긴 우리 가족회는 또 다시 우리 동포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줄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이들은 “생존을 위해 탈북한 그들도 우리와 동등한 소중한 생명으로 이 땅 위에서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며 중국 정부에 간곡히 호소했습니다.

[녹취:

최광석,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

] “그들은 우리의 형제자매요 친구입니다. 사흘을 굶으면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직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중국으로 탈출할 수밖에 없는 참혹한 지경에 처한 탈북자들을 중국 정부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도와주세요.”

이날 집회에는 탈북자들도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쓰라린 경험담을 눈물 어린 말로 들려줘 주변을 숙연케 했습니다.

[녹취:

장기화, 모란봉 실버예술단장

] “자유를 찾아서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서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다가 13살 먹은 하나밖에 없는 제 딸을 하늘 천국에 보내고 왔습니다.”

이어 북한 인권단체 회원들이 탈북자들이 중국 공안에 의해 강제 북송되는 모습을 직접 연기를 통해 재연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현장음

] “우리 중화 인민공화국은 북한과의 북ㆍ중 협약에 따라서 너희들을 불법 체류자로 간주하기 때문에 너희를 오늘 강제 북송하겠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의 강제송환에 항의하는 단식을 8일째 이어갔습니다.

[녹취: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

] “캐나다, 호주, 유럽의 의회 등에서도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고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모두 희망을 잃지 말고 힘을 끝까지 모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여전히 탈북자를 난민이 아닌 불법입국자로 간주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탈북자들의 북송 저지를 촉구하는 한국의 목소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