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31명 전원 강제 북송된 듯

9일 오후 서울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북송반대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자유선진당의 박선영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북송반대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자유선진당의 박선영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RFA PHOTO/ 노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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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의 강제 북송을 중단하라는 한국과 국제사회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안에 붙잡혀 있던 탈북자 31명이 모두 북송됐다는 한국의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동아일보는 9일 자 신문에서 중국이 2월 초 선양에서 체포한 탈북자 31명을 북한으로 모두 강제 북송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탈북자들이 이미 평북 신의주와 함북 온성 등으로 송환돼 보위부 감옥에 수감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만약 탈북자들의 북송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중국 정부는 인권을 외면했다 해서 국제적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

“중국 선양에 있는 31명의 탈북자를 중국 당국이 강제 북송시켰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굉장히 유감스런 일이고요. 대국답지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북송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관계기관을 통해 조사하고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녹취: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국민 여러분들의 우려를 살 수 있는 사안이 보도된 것에 대해서 아주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 우리 관계기관에서 사실관계를 파악 중에 있고...”

탈북자 전원이 북송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잠시 주춤하던 시위도 다시 거세지고 있습니다. 탈북자 단체 등 인권단체들은 9일 낮 2시 서울 중국대사관 앞에 모여 대규모 집회를 가졌습니다.

[녹취: 정 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

“모 일간지에서 보도한 31명 중 저희가 파악한 탈북자 20명도 이미 강제 북송됐습니다. 이들은 단둥 변방부대를 통해서 신의주 보위부 감옥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이미 이러한 사실은 중국 내부의 문건과 북한 외부의 문건에도 나와 저희가 그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11일째 단식농성을 하다가 지난 2일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던 자유선진당의 박선영 의원이 휠체어를 타고 나와 집회 참가자들로부터 환호와 격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녹취: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

“(우리가) 중국대사관 앞에서만 아니라 이제는 찾아가는 운동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3월 17일 토요일 여의도에서 있게 될 탈북자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걷기 모임에도 언론인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탈북자들이 북송됐다면 이들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크게 처벌받을 것이 분명합니다. 대부분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인권단체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일부에서는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연초에 탈북자에 대해 엄벌에 처하겠다는 방침을 내렸기 때문에 극형에 처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