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을 떠나 제3국으로 향하던 탈북자 20여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송 위기에 처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중국이 국제사회 여론을 무시하고 또다시 북송을 강행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산둥성 칭다오(청도)와 윈난성 쿤밍(곤명)시에서 붙잡힌 탈북자들은 중국 공안의 밀집 수사와 주민 신고에 의해 체포되었다고 한국 내 소식통이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 버스 갈아타고 이렇게 해서 청도에 가면 몰집(집합장소) 지역이 있어요. 그 옆집이 신고한 거 같아요.
체포된 탈북자들의 사정에 밝은 이 소식통은 중국 당국의 휴대전화 도청이 원인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중국 내 인솔자들이 지린성과 랴오닝성에서 모집한 탈북자들을 중간 도착지인 칭다오에 모이게 한 다음, 동남아 경유지인 쿤밍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중국 공안에 발각됐다는 겁니다.
한국 언론은 체포된 탈북자들 중에는 40대의 부부와 10대 여아들, 이제 만 한 살을 갓 넘긴 어린 아이도 포함되어 있다고 23일 보도한 바 있습니다.
최근 장마로 인해 메콩강 물이 범람하면서 탈북자들이 동남아로 탈출하는 경로도 상당히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 메콩강으로 갈려면 요즘 장마철이 되어서 물이 많이 불어난 거예요. 물때를 맞춰서 곤명으로 들어가거든요.
한국 내 또 다른 소식통도 "체포된 탈북자들은 신의주 지방과 마주한 단동 변방대에 구속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탈북자 가족들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다는 소식통은 "보통 길림성 지방에서 붙잡힌 탈북자들은 도문 변방 구류소로 호송되지만, 남방에서 잡힌 사람들은 단동 변방대로 호송된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중국당국의 탈북자 처리와 관련해 이 소식통은 "90% 북송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얼마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을 방문하는 등 한중간 외교적 친분이 두터워졌다고 보이지만, 중국의 탈북자 처리 정책까지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가족들도 전원 북송될 것을 우려해 애타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관련 제보를 접수하고 정확한 사실 파악에 나서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