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단속 강화로 탈북자 구출 활동 어려움

앵커: 중국 공안당국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국적 없이 떠도는 일명, 무국적 탈북자를 구출하는 활동에도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북한인권 관계자들은 무국적 탈북자 보호시설 운영이 어렵고, 구출 비용도 증가했다고 말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지린성(길림성) 옌벤조선족자치주 공안당국이 단속을 강화하면서 현지에 살벌한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탈북자 인권 관계자들이 11일 밝혔습니다. "거기 요즘 정세가 몹시 심해졌어요. 한국 사람들도 단속하고 있는데, 외국인들도 비자를 다 단속하고 말이 아니예요"

이 관계자는 지린성 용정시 공안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요즘은 따소프(大搜捕, 집중단속) 기간이니 이동을 최대한 주의하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공안들이 중국에 숨어사는 탈북자 은신처를 색출하고,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선교활동을 벌이는 한국인들을 강제 추방하는 등 강력하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무국적 탈북자들을 보호하고 있던 북한인권 관계자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몇 년째 무국적 탈북자 구출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용하 탈북난민인권연합 대표는 이 단체가 현재 관리하고 있는 6개의 난민 은신처도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용하: "부모 없이 고아원이던가, 동네에서 떠돌이 하던 애들이 중국에 와서 자기네끼리 함께 왔다가 중국에서 정처 없이 꽃제비로 떠돌이 하는 애들이 있고…."

중국 공안이 외국인 단속을 선포한 것은 탈북자를 겨냥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면서 그는 현지 인권활동가들도 하루하루를 긴장속에서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대표는 "현재 중국에 머물러 있는 10대의 무국적 탈북여성의 경우, 은폐된 화상채팅업소나 성매매업소에 팔려가 육체적 학대를 당하고 있고, 10대 소년의 경우에는 내몽골 지방의 탄광, 광산에 팔려가 노역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무국적 탈북 소녀나, 소년이 있다는 제보를 받으면 돈으로 이들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구출활동을 벌인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입니다.

"저희는 여자애들 같은 경우에는 100~150만원(미화 1000~1300달러)을 주고 삽니다. 그리고 그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3국으로 뽑습니다. 그러면 거기에 비용이 200만원 들어가면 한 사람을 구출하는데 350만 원(미화 3천달러) 정도 들어갑니다."

무국적 탈북자 한명을 위험지역에서 뽑는데 미화 1천 달러 가량을 쓰고, 태국 등 제3국으로 탈출시키는 데 미화 2천 달러, 이렇게 모두 3천 달러 가량 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 공안이 노래방이나 유흥업소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무국적 탈북 여성들의 안전이 더욱 위협을 받고, 탈출 비용도 증가하는 등 2중고를 겪고 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중국 공안이 중국의 인신매매 조직이나 팔려간 탈북 여성들까지 일괄 뿌리 빼자는 것 같다"면서 "이번 단속에 걸려면 가차 없이 북송되기 때문에 탈북 여성에 대한 인권 침해가 특별히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대표는 "무국적 탈북자에 대한 사연이 여러 번 보도되어 국제사회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이런 때 미국 등 국제사회가 탈북자 인권 유린을 중단하라고 중국에 요구를 높여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