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한국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 실무접촉을 북한에 전격 제의했습니다. 남북접촉을 계속 거부해 온 북한이 남측의 이번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이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한국의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고 전격 제안했습니다.
유중근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14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유중근, 대한적십자사 총재
]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을 2월 20일 개성 또는 문산에서 가질 것을 제의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번 제의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성사되고 나아가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포함한 남북 간 인도적 현안 문제를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날 대한적십자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화통지문을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 전달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남측이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한 건 지난 2009년과 2010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당시 북한이 두 번 모두 제안을 수용해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됐지만,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발생하면서 상봉 행사 논의는 전면 중단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올해 3월쯤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북한이 당국 간 남북접촉을 계속 거부해왔다는 점에서 남측의 이번 제의를 수락할 지 현재로선 알 수가 없습니다.
북한은 지난 11일 대남 홍보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통일부의 최근 이산가족 교류 움직임을 “민심을 오도하기 위한 기만술책”이라고 비난한 바 있어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한국 정부는 그 동안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북한에 쌀이나 비료 등을 지원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조건으로 남측이 나름의 선물을 준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