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어제 열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에서 남북은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금강산에서 상봉 행사를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아울러 남북은 올해 11월 중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한 차례 더 갖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3년 가까이 중단됐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다시 열리게 됐습니다.
23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남북은 이산가족 대면상봉과 화상상봉을 실시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오는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금강산에서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 추석계기 이산가족 대면상봉은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금강산에서 남과 북 각각 100명씩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남북은 이에 따라 8월 29일에 200명에서 250명의 이산가족 명단을 보내 생사확인을 의뢰하고, 9월 16일에 상봉을 위한 최종명단을 교환하기로 했습니다.
상봉 형식과 방법 등은 기존의 관례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또한 화상상봉은 10월 22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하며, 규모는 남북이 각각 40가족씩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남북은 이와 함께 올해 11월 중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한 차례 더 갖기로 했습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 남과 북은 금년 11월 중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한 차례 더 진행한다는데 공감하였으며, 이를 위해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이 끝난 직후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추가로 개최하여 협의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날 남북은 오전 회의 때부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 상봉 시기도 회의 시작부터 9월 말쯤으로 하는 게 좋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남북은 오전 모두발언에서 발전적인 회담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덕담을 나누는 등 비교적 화기애애했다는 게 통일부 측의 설명입니다.
이덕행 남측 수석대표 : 지난 5년보다 우리가 앞으로 훨씬 더 많이 발전되어 나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박용일 북측 수석대표 : 지난 시기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위해서 많이 만나고 대표단으로 모였으니까 서로 힘을 합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러나 상봉 장소와 규모에서는 처음부터 의견을 달리했습니다. 북측은 상봉 장소로 금강산을, 남측은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남측이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방식을 주장한 것은 금강산 관광 문제와 분리한다는 차원에서 내놓았다는 분석입니다.
남측은 처음부터 상봉단 규모를 300명 이상으로 요구했고, 북측은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올해 한 차례 더 상봉 행사를 하는 선에서 남북이 접점을 찾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남북은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와 생사확인, 그리고 서신교환 시행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했습니다.